지진 발생 위치. (제공: 기상청)
지진 발생 위치. (제공: 기상청)

기상청 “진앙 멀어 두 지진 무관”

최대 지진 최근 3년새 경북서 발생

전문가들 “7.0 이상도 언젠가 가능”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3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한반도 인근 동해에서 40 안팎의 지진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5분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일어났다. 앞서 19일 오전 11시 16분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선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다.

두 지진 모두 비교적 육지와 거리가 있는 바다에서 발생했기에 인명·재산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바다에서 일어난 지각변동으로 바닷물이 진동해 해안가를 덮치는 현상인 지진해일(쓰나미)은 주로 지진 규모가 6.0 이상이어야 발생한다.

해일은 없었지만, 4.0 안팎의 지진이라도 육지에서 발생했다면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미국 지질학자 찰스 프란시스 리히터가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규모 3.5~5.4 지진에선 창문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기도 한다.

최근 연이어 동해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지만, 앞으로 한반도 또는 그 주변 바다에서 일어날 더 큰 지진의 징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기상청 판단이다.

두 진앙 거리가 116㎞가 달하고, 3일 만에 지진이 일어난 것도 단순한 우연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해 지진과 경상도 지진과 연관시키는 것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상청이 지진을 관찰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진이 모두 경북 일대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5.8 규모의 2016년 9월 경북 경주 지진, 5.4 규모의 2017년 11월 경북 포항 지진은 모두 그간 한반도에서 관측하기 힘든 지진이었다.

지진은 지각판이 이동하면서 막대한 에너지가 축적되고,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발생한다.

유라시아판 안쪽에 있는 한반도는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경계에 있는 일본에 비해 쌓이는 에너지가 적어 지진의 발생 빈도도 낮고 크기도 작은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지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열도 쪽으로 판이 끌려가 지진이 일어나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하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실제 통계상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한반도에서 규모 7.0 안팎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동해나 그 인근 지역에서 이런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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