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악재로 얼룩진 성주간
교황 “끔찍하고 잔인한 폭력”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가톨릭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미사를 집전한 프랑치스코 교황이 분쟁과 내전, 정치 불안에 신음하는 지구촌 곳곳을 향해 갈등 종식과 평화정착을 강조했다.
올해 부활절 미사와 부활절을 앞둔 성주간은 여러가지 악재로 얼룩졌다. 지난주엔 가톨릭을 대표하는 유산 중 하나인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소실되는가 하면, 이날 미사가 열리기 불과 몇시간 전에는 스리랑카의 성당과 호텔 등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된 야외 미사에서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 강론을 마무리하면서 스리랑카 테러를 언급하며 “잔인한 폭력”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교황은 “오늘, 부활 주일에 슬프게도 애도와 고통을 가져온 공격 소식을 들었다”며 “기도 중에 공격을 당한 현지 기독교 공동체와 그런 잔인한 폭력에 희생된 모든 이와 함께 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비극적으로 죽은 모든 이와 이 끔찍한 사건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황은 강론에서 시리아 내전으로 정든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한 수백만 명의 시리아 주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치인들이 새롭게 노력할 것을 요청하는 등 세계 각국 분쟁 지역의 정치인에게 공동선과 평화정착에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세계 지도자가 군비 경쟁과 무기 확산을 끝내기 위해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만 명에게 빈곤층, 실업자, 병자와 난민 등 우리 시대에 고통을 받는 이에게 열린 마음으로 벽을 쌓는 대신 다리를 놓으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한편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리랑카에 있는 교회와 호텔 3곳 등 6곳에서 잇따라 폭발이 발생해 최소 16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폭발이 일어난 호텔은 총리 관저 인근의 시나몬 그랜드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 킹스베리 호텔로 모두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5성급 호텔이다. 이 가운데 시나몬 그랜드 호텔에선 식당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비슷한 시각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가톨릭교회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 한 곳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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