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품격있는 정당대변인의 입을 기대한다
[시사칼럼] 품격있는 정당대변인의 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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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굵직한 정치현안이나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에 정당 대변인은 성명이나 논평을 낸다. 또한 정부 부처,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NGO에서도 특정이슈가 있을 때에는 그 단체를 대표하는 자가 국민을 상대로 정책에 대한 논평이나 해명을 하는 경우를 흔히 접한다. 이러한 성명이나 논평은 국민에게 해당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한 대국민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본다. 필자가 특별히 문제점을 지적하고픈 것은 여야 정당 대변인의 논평이다.

도대체 왜 대변인이 마이크 앞에 섰는지 그 이유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특히 정당 대변인의 어법이 전혀 표준어(?)도 아닐 뿐만 아니라 그 문제제기 방식이나 내용이 저급하기 짝이 없다. 시민사회생활 속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맑고 고운 향기로운 어법이 아닌, 어둠의 세상에서 거리의 아이들이 싸움하면서 마구 쏟아내는 어투보다 조금도 나아 보이지 않는 대변인의 발성 그 자체가 국민을 두통환자로 만든다. 

훌륭한 성직자는 전도를 잘 해야 하듯이 대변인은 자기 정당의 정강정책을 홍보하고 그들의 일의 성과에 대해 정확히 전달하며, 상대 정파의 주장에 대해 자기들의 주장이나 정책방향의 옳음을 국민에게 이해시키면 되는 일인데, 스스로는 무엇하고 있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정책이나 사업은 공과가 어떠한지에 대한 일체의 설명 없이 상대방을 죽기를 각오하고 비난만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백 번을 양보하고 관용한다손 치더라도 비난의 내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방법은 좀 점잖았으면 좋으련만, 내용도 방법도 너무 엉망진창이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말하는 자도 듣는 자도 속수무책이다. 일상생활에서 상대가 도를 넘는 말을 할 때에 금도를 넘지 말라고 충고를 한다. 그런데 정당대변인은 마치 상대를 저격해 살해해야 속이 시원하겠다는 식의 무자비한 발언을 식은 죽 먹듯이 예사롭게, 그것도 늘 당연한 듯이 그렇게 하고 있으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누구를 바라보고 대변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자기 편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지, 아니면 스스로의 입신양명을 위해 그렇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저질의 대변은 소속 정당은 물론이고 스스로의 정치생명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기를 기대한다. 물론 대변인의 성명이나 논평 내용이 스스로의 독창적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변인의 말은 그 소속정당의 정서이자 생각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변인의 소속정당은 문자 그대로 부패한 정당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정당의 대변인은 누가누가 더 잘못하나 내기를 하는 듯 상대를 향한 거친 인격모독적 표현, 순풍양속을 해치는 방약무도한 언행은 정치판 자체를 침몰시키는 물귀신작전에 다름아니다. 정치를 희화화하고 정치불신과 정치혐오증을 증폭시키는 대변인의 문법(?)이 퇴출될 수 있도록 정치권계몽운동이 필요할 때이다.

이제는 구태에 젖은 대변인문화를 일소하고, 정치나 경제 등 사회현안에 대해 국민의 반듯한 이해를 돕고, 소속정당의 정책의 당위를 올바르게 설명하는 진실된 홍보전도사로서의 정당 대변인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통한 정치문화의 선진화와 신뢰받는 정치권의 구축을 위해 언어순화를 생활화해야 한다.

요란한 빈 깡통소리가 아닌 성덕대왕이 만든 봉덕사 신종의 중후하나 평화로우며 영혼을 맑게 해주는 공명의 대변인의 입을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변인은 인문학적 사고의 폭이 넓고 고전에 밝으며, 넓은 상상력과 깊은 이성에 바탕을 둔 열정적 야성의 중용적 지식과 지혜를 갖춘 자가 맡으면 좋겠다. 대변인의 입이 깨끗하면 국민의 귀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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