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故김홍일 전의원 조문 첫날

여야 가릴것 없이 정계 인사 발걸음

나경원 “서로 존중하는 정치 됐으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첫날인 21일, 이른 오전부터 각계각층의 정치인들과 각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빈소 분위기는 대체로 조용하며 차분했다. 빈소 안쪽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민정수석,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이 보낸 화환이 순서대로 길게 줄지어 있었다. 정식 조문이 10시였지만 30여분전부터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정식 조문이 시작되기 전인 9시 40분쯤 빈소를 찾았다. 김 전 지사는 김 전 의원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며 “우리 민주주의가 정말 제대로 꽃피우고 평화통일이 되는 것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하늘에 가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오전 10시 20분쯤에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검은 정장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박 의원은 조문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고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동지”였다면서 “우리가 두 사람의 유지를 받들어 햇볕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부인 김숙희 여사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 총리는 “긴 고통을 겪으셨는데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며 유족을 위로했다.

이후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도 빈소를 찾아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과정에서 고인이 당했던 수난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며 “고인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통일 그리고 평화를 위해 싸워 왔던 업적을 생각하면, 후배들이 나아갈 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2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2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문희상 국회의장은 빈소에서 나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문 의장은 기자들에게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슬프다. 엄혹했던 시절 고인은 늘 우리의 표상이 됐고, 씩씩하고 늠름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고문 후유증으로 몹쓸병에 걸려 십여년 동안 말도 못하고 지냈다”며 “고인의 민주화에 대한 헌신을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되새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아버지 곁을 지킨 큰 아드님이신 김홍일 전 의원님”이라고 운을 띄운 후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울먹이던 그는 “그 분들이 안 계셨더라면 이 땅의 민주주의 역사는 한참 후퇴했을 것”이라며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말을 마쳤다.

이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도 오전 빈소를 찾아 “야당 대표, 대통령의 아들로서 고인이 겪었던 고통과 고난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편히 잠드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영삼민주센터 김현철 상임이사는 “민주화를 위해서 평생 헌신하다가 가시게 돼서, 참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도 오후에 단체로 조문에 나섰다.

특히 야당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1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루신 김대중 대통령 아들로서, 3선 의원으로서, 민주화에 참 큰 역할 하셨다”며 “안타깝고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김 의원님 고인이 되시니 김대중 대통령 생각 많이 난다”며 “우리 정치가 서로 존중하는 정치가 됐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故김 전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3선을 했다. 하지만 과거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을 조작하려던 신군부에 의해 모진 폭행과 고문을 당한 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이 발병했고, 이후 2006년엔 나라종금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듬해 특별사면되긴 했지만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故김 전의원은 아버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난과 괘를 같이 짊어진 정치적 동지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생전 쓴 책에 “대통령의 아들은 바보처럼 살다가 아버지가 주는 생활비로 평생 살다가 죽으란 말인가? 대통령의 아들은 ‘명예’라기보다는 ‘멍에’”라는 내용을 적기도 했다.

한편 이희호 여사는 한 달 전부터 노환으로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이 여사의 건강 악화를 우려해 김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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