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을 열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을 열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한국당원·지지자 2만여명 운집

황교안 “친문 무죄 반문 유죄”

나경원 “헌법재판소→친문재판소”

“국민 개무시” 원색적 표현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패와 국정 운영을 규탄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좌파 독재를 막자”며 당원과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한국당은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주최 측 추산 당원과 지지자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황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중진들이 총출동했다. 한국당은 이번 집회에 전국 253개 당협 ‘총동원령’을 내렸다.

한국당이 장외 투쟁을 벌이는 것은 황 대표 체제가 시작된 후 처음이며 이런 대규모 투쟁은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당시 대표가 이끌던 시절 이후 14년 만이다.

이처럼 한국당이 장외 투쟁을 결정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해외 순방을 떠난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로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을 열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을 열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앞서 한국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증여세 탈세, 논문 표절 등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반대해왔다.

한국당은 지난달 8일 청와대가 중편 개각을 단행하면서 이뤄진 청문회 과정 내내 정부·여당과 충돌했다. 이렇게 꾸준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한국당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

집회가 예정됐던 이날 오후 1시 30분이 다가오자 한국당의 상징인 붉은색 옷을 입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가득 메웠다.

집회의 시작은 한국당 좌파독재저지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의원이 알렸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으로 부적격인 이 재판관을 야당이 반대하자 김경수·드루킹 댓글조작으로 정권을 잡은 세력답게 교묘하게 여론조작까지 하면서 임명을 강행했다”며 “그서도 해외에서 전자결재로 했다. ‘주식 전문가’ 이미선을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마저 ‘개무시’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포문을 열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9명의 헌법재판관 중 6명만 이 정권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갖다 놓으면, 못할 일이 없다. 노무현 정권 때 국보법을 폐지하려고 얼마나 안달을 부렸나”면서 “그때 국민저항이 거세 좌절됐지만, 이제 누군가를 시켜 국가보안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내기만 하면 6명이 소리·소문 없이 위헌 결정을 내려 그날로 국보법은 생명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말을 이어 받은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재판관을 보면서 같은 법관 출신으로 한 없이 부끄러웠다. 이 재판관은 코드로 꽁꽁 묶여 있다”며 “정권이 헌법재판관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해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친문재판소’를 만들려 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후보의 임명을 강행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 “의회 민주주의를 장악하려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라면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의당과 힘을 합쳐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를 도입하면 이제 국회를 버리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며 제도 도입에 대비한 장외 집회에 힘을 실었다.

이번 집회의 클라이막스는 황교안 대표가 장식했다. 황 대표가 단에 오르자 지지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가 쏟아졌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청와대로 가두행진을 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청와대로 가두행진을 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황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고 있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문(文)주주의 정권에 우리가 기필코 맞서서 싸워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한결같이 좌파 독재의 길을 걸었다.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좌파천국’을 만들어왔다”며 “헌법재판관까지 청문회를 무시하고 코드인사를 밀어붙였다. 헌법까지 주물러서 좌파 독재를 완성하겠다는 거 아니냐”고 일갈했다.

이어 “힘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들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잡아넣고, 아무리 큰 병에 시달려도 끝끝내 감옥에 가둬놓고 있다”며 “친문(친문재인) 무죄, 반문(반문재인) 유죄가 이 정권이 말하는 민주주의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폭망’하고, 안보는 김정은에게 구걸하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청와대를 넘어 우즈베키스탄까지 우리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외치자”면서 ‘좌파독재 중단하라’ ‘경제 폭망 책임져라’ ‘종북 굴욕 외교 포기하라’ 등의 구호를 선창하기도 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과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관계자들에 대한 기자들과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과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관계자들에 대한 기자들과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0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원·지지자들은 규탄 발언을 마무리한 뒤 청와대 인근 효자동 주민센터를 향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국당의 역량을 집중한 이번 집회에선 한국당 의원들과 취재진과의 마찰도 있었다.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인사들이 촬영하려는 사진 기자들과 충돌하면서 실랑이가 발생했다. 한국당은 당직자들로 인간 띠를 만들어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지지자들 간의 충돌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가 단에 올라 발언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왜 탄핵에 찬성했냐”며 계속 큰 소리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주변에 있던 당원들이 박 전 대통령 지지자에게 고성을 질러 한동안 소란이 일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는 황 대표의 발언에도 목소리를 내려 했으나 여의치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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