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협상 배제 요구에도 입장 확고

“협상하는 것은 나의 팀” 강조

직접적 맞대응은 최대한 자제

협상 교착 상태 장기화 가능성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의 협상팀 배제 요구에 직면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계속 팀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미일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한 ‘2+2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협상 배제 요구와 관련해 ‘물러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고 확고한 입장을 전했다.

북한의 공개적인 협상 배제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18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하는 형식으로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껏 북미 협상을 총괄해왔다.

그는 “우리는 협상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여전히 팀을 맡고 있다(still in charge of the team)”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체 노력을 책임지고 있지만, 그것은 나의 팀일 것”이라며 자신이 협상팀 책임자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대해 비판하는 식의 맞대응을 펼치는 대신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압박과 관여를 계속 병행해 나갈 것이라는 기조만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실현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계속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그(김 위원장)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비핵화 약속을 했고, 나에게도 직접 6차례에 걸쳐 비핵화 약속을 했다”고 북학의 이행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우리가 그러한 결과를 달성할 진정한 기회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의 외교팀이 계속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도 전날 북한의 폼페이오 장관 배제 요구와 관련해 입장을 묻는 서면질의에 대변인실을 통해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의도대로 끌려가기 보다는 ‘빅딜론’의 견지에서 관여와 압박을 병행, 협상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측의 거부에 반발할 경우 협상 교착 상태 장기화의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북측 요구를 거부한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보도하면서 “교착국면을 맞은 비핵화 협상의 재개 가능성에 더욱 불확실성이 드리워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신형 전술 유도무기의 사격시험을 지도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나오는 등 북한은 미국 측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자로 지목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6∼7일 3차 방북이 북한의 종전선언 주장과 미국의 핵신고 요구 간 대립이 별다른 성과를 내치 못한 채 끝나자 폼페이오 장관에게 “강도적인(gangster-like) 비핵화 요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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