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6일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을 위한 미사로 봉헌했다. 제단 하부의 부활절 달걀 장식. ⓒ천지일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지난 2017년 4월 16일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을 위한 미사로 봉헌했다. 제단 하부의 부활절 달걀 장식. ⓒ천지일보

계란‧토끼‧백합 등 각종 기념품 다양… 풍습이 된 ‘부활절’

예수 부활 기념하지만 성경에 부활절 지켰다는 기록 없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올해 부활절인 21일 전국 성당‧교회에서 기념 미사 및 예배가 드려진다.

천주교는 명동대성당에서 19일 예수가 수난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박힌 사건을 되새기는 ‘주님 수난 성 금요일’ 미사를 진행하며, 토요일인 20일에는 ‘파스카 성야’로 불리는 부활절 전야 미사를 드린다. 부활절 당일인 21일에는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정오에 드린다.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한다.

개신교는 70개 교단을 주축으로 21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2019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 주제는 ‘부활의 생명을 온 세계에’다. 설교자로는 기감 교단의 전명구 감독회장이 선정됐고, 주요 교단 및 연합기관 대표들이 순서를 맡을 예정이다.

개신교 진보진영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에 앞서 새벽 5시 30분에 연동교회에서 부활절예배를 드리고 올해 3.1운동 100주년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의 의미를 곁들여서 재조명할 계획이다.

각 지역 기독교연합 단체들도 지역교회들과 부활절 연합예배를 진행할 계획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6일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을 위한 미사로 봉헌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천지일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2017년 4월 16일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을 위한 미사로 봉헌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천지일보DB

◆ 그리스도인, 왜 부활절 기념할까

이처럼 기독교계 곳곳에서 부활절을 기념하는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그리스도인은 왜 부활절을 기념해야 할까. 기독교의 신앙을 단적으로 ‘부활의 신앙’이라고도 표현하는 만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핵심적인 가르침이며 충격적인 사건이다.

인류의 죄를 지고 십자가를 졌다는 점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납득이 가능하지만, 죽은 사람이 다시 되살아났다는 ‘부활’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예수가 부활한 이후에도 당시 교회들 내부에서조차 부활 유무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다.

이를 일축한 게 바울의 서신이다. 바울은 고전 15장을 통해 부활논쟁에 대해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지 못하셨으리라”고 일축한다. 아울러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가운데 있을 것”이라며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이생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라고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바울은 부활이 이뤄지는 비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 나팔이 불어지면 홀연히 변화하는데 죽은 자들이 변화하고, 살아 있는 자들도 변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후 썩어질 육체가 썩지 않을 것을 덧입는 부활의 때에는 사망이 없어질 것을 예언하며 바울은 신앙인들에게 견고하고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이러한 ‘부활’이 이뤄질 것을 믿는 게 부활의 신앙이다. 이 때문에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을 대축일로 기념하고 매해 지켜왔다. 그러나 예수 부활 승천 이후 기록된 서신서에서는 사실상 부활절을 기념했다는 내용은 기록되지 않았다.

‘부활’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 후대 신앙인들이 기념일로 만들어 지키기 시작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지난해 3월 26일 밤 11시부터 부활절인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서대문형무소 역사문화관 내 공터에서 ‘100년의 고난’을 주제로 부활선언예배를 드렸다. 빛의 예전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DB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지난해 3월 26일 밤 11시부터 부활절인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서대문형무소 역사문화관 내 공터에서 ‘100년의 고난’을 주제로 부활선언예배를 드렸다. 빛의 예전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DB

◆ 부활절, 기독교+유대교+이교도 전통 혼합?

부활절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처형을 당한 후 셋째 날 부활한 것을 기념한다. 일각에서는 부활절 행사가 기독교, 유대교, 이교도의 전통이 혼합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유대교의 유월절인 페샤에서 기초하고 있다는 해석과 튜턴 족 봄의 여신인 에오스트레에서 파생됐다는 주장이 더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부활절에 대한 해석과 기념 풍습도 다양하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이 400년 동안 지낸 애굽에서 나온 ‘출애굽’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다. 예수와 12제자는 십자가 지기 직전 유월절 밤에 모여서 최후의 만찬을 나눴다.

초기 부활절은 유대력의 니산월(현 3~4월)의 14일을 부활절로 정했다. 그러나 주일로 지키는 일요일에 부활절로 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결국 325년 콘스탄틴 황제가 니케아 종교회의에 이 안건을 상정했고, 부활절은 춘분 후 첫째 보름달이 뜨는 다음의 일요일로 결정됐다. 현 날짜 개념으로는 3월 21일 이후다. 즉 3월 22일부터 4월 25일 사이의 모든 일요일이 다 부활절이 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해마다 부활절의 날짜가 바뀌고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기념 미사 및 예배를 드린다.

1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한국개신교 70여교단이 ‘2018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4개 연합기관 대표들도 참여했다. 한기총 엄기호(오른쪽 첫 번째) 대표회장, NCCK 총무 이홍정(오른쪽 두 번째) 목사 등 한국교회 연합기관 대표들이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4.1
지난해 4월 1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한국개신교 70여교단이 ‘2018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4개 연합기관 대표들도 참여했다. 한기총 엄기호(오른쪽 첫 번째) 대표회장, NCCK 총무 이홍정(오른쪽 두 번째) 목사 등 한국교회 연합기관 대표들이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4.1

가톨릭 초기 부활절 의식은 전형적으로 밤에 이뤄져왔다. 이때 부활초를 준비해 어두움을 밝혔다. 죽음의 어두움을 그리스도가 승리해 이긴 것을 상징한다. 중세 때에는 토요일 아침이나 오후에 미사가 행해졌고, 1955년 로마 가톨릭은 밤에 미사를 드리도록 의무화했다.

우리나라 천주교회는 성3일의 예식으로 치러진다. ‘주의 만찬’으로 시작해 부활 성야제로 정점에 이르며 부활 주일 저녁기도로 마무리한다. 성 토요일 부활 성야까지 가능한 한 파스카 단식을 행하도록 돼 있다.

개신교에서는 청교도주의적인 교파가 부활절 준수를 거부한 때도 있었지만 현대에는 대부분 부활절 예배를 진행한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1947년부터 교파에 관계없이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는 노선의 분열과 대립으로 인해 진보적 성향의 교단과 보수적 성향의 교단이 각기 별도로 기념예배를 진행했다. 1970년대에도 통합과 분열을 거듭하다가 1978년 다시 통합됐지만 교회 정치적인 사안으로 마찰이 있을 때엔 진보와 보수가 부활절 예배를 따로 진행하기도 했다.

부활절에는 부활절 계란, 부활절 토끼, 부활절 백합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해 풍습으로 지키고 있다. 유럽 중‧동부에서는 양이 예수의 상징이라고 생각해 양고기를 부활절 음식으로 먹기도 한다. 또 흰 옷을 신성시 여겨 입히기도 하는 등 각종 풍습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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