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회의가 열리지 않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야는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2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회의가 열리지 않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야는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2

與 “두 후보자 동시 채택” 고수

野 “문형배만… 이미선 사퇴해야”

강행 시도에도 ‘정족수 미달’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18일 무산됐다. 여당은 여전히 두 후보자 청문보고서 동시채택을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문 후보자만 적격 의견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써 청문 보고서 채택은 문 대통령이 요청한 보고서 송부 기한인 18일을 넘기게 됐다.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현지 전자결재 방식으로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4시에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개회 전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여당 의원 참석 없더라도 문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 안건에 대한 상정을 감행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법사위에서 간사 간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안건을 상정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그런 말씀은 위원장의 굉장히 독단적인 진행”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상당히 많은 위원들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위원장이 (안건을) 처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법사위 운영이 분열되지 않을까 싶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하지만 여 위원장은 “물론 3당 간사 간에 명시적인 합의가 없기 때문에 저도 부담을 느끼긴 한다”면서도 “대통령이 요구한 청문 보고서 채택 안건을 상정도 못하고 만다면 그게 무슨 위원장이겠냐”며 회의를 열고 안건을 상정했다.

이들은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까지도 강행하고자 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결국 무산됐다.

의결을 위해선 법사위 위원 18명 중 과반인 10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불참으로 참석한 야당 의원 수가 9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 위원장은 박 의원의 불참에 대해 “참석하겠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며 “보고 받기로는 민주당 쪽에서 불참을 종용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 후보자의 청문 과정에서 증여세 탈세, 논문 표절, 주식거래 등 크게 세 가지 의혹이 제기됐다”며 “의혹이 어떻게 해소됐는지 구체적인 답변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궁색해진 청와대와 민주당은 정치적 중립성, 높은 학식, 객관적 지식·지혜가 필요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게 새로운 논거를 만들었다”며 “그것은 40대·여성·지방대라는 것이다.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이 후보자는 자진사퇴해야 한다”며 “조국 청와대 민정 수석은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문 대통령은 국민께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여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보이콧하는 코미디같은 일이 벌어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두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했고, 국회는 반드시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발목잡고 안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여당은 정말 반성하고 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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