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패스트트랙 추진 ‘사실상 무산’… 바른미래 내홍 여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바른미래당이 18일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묶은 패스트트랙안 추진에 대한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국회에서 3시간 넘는 장기 의원 총회를 열었지만 표결이 무산되며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이번 의총 무산으로 인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표결이 무산된 것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공수처의 기소권을 특수한 경우에만 허용하는 안을 바른미래당에 제안했는가라는 질문에 금시초문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의총은 시작부터 바른정당계 의원과 손학규 대표 측의 날 선 발언들이 오갔다. 의총 시작 직후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하태경 최고위원은 “공개 발언할 것이 있다. 끊지말라. 할 말이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후 지난 5일 손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이 의총장에 들어서려 하자 당직자들이 이를 제지하려면서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곧이어 이혜훈 의원이 의총장에 들어서기 위해 문이 열리자 이언주 의원이 그 틈을 비집고 동시에 들어갈려고 하면서 당직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의총장에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론에 반대한다며 호남계 의원들에게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민주당과 잠정합의된 내용은 검사·판사·경무관급 이상 경찰, 이 세 분야에 대한 기소권만 공수처에 남겨두고 나머지는 그대로 분리한단 원칙에 잠정합의했다”며 “근데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 안에 대해 부인하는 발언을 해 최종합의된 내용 자체가 상대방에서 번복하는 문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내에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인 견해가 있는 분들이 문제제기를 했다. 이 문제에 대해 오늘 합의된 안을 전제로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만간 민주당과 공수처안에 대해 최종적 합의안을 문서로 작성할 것”이라며 “작성된 합의문을 기초로 다시 의원님들의 총의를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