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서울시청광장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이 열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연평도 사태 후 얼어붙은 시민 마음 누그러져
주말 모금・기업 참여↑… “모금액 더 늘 전망”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우리는 따뜻하게 지내지만 연평도 주민은 이 겨울을 얼마나 춥게 보내겠어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기부했습니다.”

목발을 짚고서 몸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시민 이모(40, 경남 울산시) 씨는 자선냄비에 지폐를 넣고 일어서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사회에 안 좋은 이슈들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가 돕지 않으면 그들을 도와줄 방법이 없겠다는 생각에 돕고 있다”며 “적은 돈이지만 주민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구세군대한본영(구세군)이 자선냄비 시종식을 시작한 지 벌써 첫 주가 지난 6일 오후 서울역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현장. 이곳에서는 연말을 알리는 쩌렁쩌렁한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기꺼이 지갑을 열어 모금에 동참하는 시민을 드물게 볼 수 있었다.

구세군 소속 문용식 사관은 “오늘은 평일이라 사람이 적지만 거리 모금은 꾸준한 편”이라면서 “매일 모금이 끝나면 본영에서 모금함을 은행에 전달해 집계를 하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모금액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1~4호선 환승역 부근에서 모금을 하고 있던 강봉구(31) 구세군 소속 자원봉사자도 “공동모금회의 비리 여파로 초반엔 길거리 모금 참여율이 다소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주말은 평일보다 모금액이 1.5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그는 “공동모금회의 일이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고, 연평도 사태 등 사회에 큰 일이 발생해 시민의 온정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조사결과에서도 작년대비 12월 첫 주 구세군 모금액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구세군에 따르면 시종식을 시작한 첫날부터 금요일까지 자선냄비 모금액은 약 3억 2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억 800만 원보다 3.6% 증가했다.

또 1일 첫날 모금액은 1억 4700만 원을 기록, 최종집계일인 3억여 원보다 증가해 모금 참여율이 날로 좋아질 것이라는 게 구세군 측의 전망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올해 첫 주에는 기업 모금 많이 들어와 전체 모금액은 증가했다. 공동모금회 비리 사태로 길거리 모금은 다소 줄었지만 점차 모금참여도가 좋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구세군은 오후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2~3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교대근무를 하며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초반 부진을 면하고 구세군의 모금액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크리스마스와 31일, 1일 신정 등 주요 일정을 앞두고 구세군을 향한 온정이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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