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암컷과 짝짓기 실패 스트레스가 탈출 원인?

(과천=연합뉴스)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달아난 말레이곰 포획작전이 탈출 사흘째인 8일 오전 7시 날이 밝으며 재개됐다.

서울대공원은 말레이곰이 전날 오전 11시40분께 청계산 과천 매봉 고압선 부근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이후 목격되지 않음에 따라 겨울철 먹잇감 부족으로 허기가 져 움직임이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은 이날 매봉을 중심으로 반경 500m 구간에서 수색작업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공원 직원 120명은 3개조로 나눠 과천시 문원동 사기막골과 약수터, 쓰레기소각장부터, 경찰과 소방관 150여명은 의왕시 청계동 녹향원음식점부터 매봉을 향해 올라가며 샅샅이 뒤질 예정이다.

포획에는 헬기 1대와 엽사 13명, 사냥개 8마리도 동원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수색작업과 함께 예상이동로 곳곳에 말레이곰이 좋아하는 닭고기와 고구마 등을 뿌려 유인할 계획"이라며 "오늘 눈이 오면 수색작업이 다소 어렵겠지만 말레이곰을 포착하기에는 오히려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아난 6살짜리 수컷 말레이곰 '꼬마'가 30살짜리 암컷 '말순이'와 짝짓기에 실패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탈출의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꼬마는 번식기에 말순이가 짝짓기를 거부해 자주 짜증을 내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고 탈출 당일인 지난 6일 오전에도 먹이를 두고 말순이와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말레이곰의 수명은 25∼30살로 꼬마는 청년, 말순이는 할머니에 해당해 짝짓기에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단지 이런 이유로 탈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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