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들의 목숨 건 독립항쟁 ‘파리장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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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만세! 만세!” 100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도 울려 퍼졌을까[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성균관‧전국 234개 향교 파리장서100주년 기념식

현대어로 번역된 독립청원서, 서명자 후손‧청년 낭독

“차리리 죽더라도 일본의 노예가 되지는 않을 것”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이제 세계가 새로워지는 날을 맞이하여 나라의 존폐가 이 한 번의 행동에 달렸으니, 나라 없이 사는 것은 나라가 있으면서 죽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 중략 … 여러 나라 대표님들은 가엾게 여기고 잘 살피시어 … 중략 … 저희들은 잃었던 나라를 되찾을 뿐만 아니라 또한 도덕적으로도 다행한 일이어서 여러 나라 대표님들의 임무도 잘 마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저희들은 차라리 머리를 나란히 하고 죽더라도 맹세코 일본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유림 파리장서 현대어 해석본 중 일부)”

17일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뻔 했던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 100주년을 맞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기념식은 성균관 명륜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림 파리장서 현대어 해석본이 공개됐다.

100년 전 3.1운동 이후 유림들도 독립항쟁을 위해 일어났다. 조선말 학파‧지역‧색깔 등으로 분열돼 갈등했던 유림은 파리강화회의에 보낼 ‘독립청원서’를 작성하며 ‘조국 독립’이라는 대의 아래 하나가 되는 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독립청원서는 심산 김창숙 등이 준비해 곽종석을 중심으로 완성됐다. 유림대표 137명이 서명했다.

현대어판 파리장서 낭독하는 독립청원서 서명 유림의 후손[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100년 전 독립청원서에 서명한 유림의 후손들과 성균관대학생들이 독립청원서 현대어 번역본을 낭독했다. 서명자 후손이 독립청원서를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100년 전 독립청원서에 서명한 유림의 후손들과 성균관대학생들이 독립청원서 현대어 번역본을 낭독했다. 서명자 후손이 독립청원서를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한자 2674자로 기록된 독립청원서인 ‘파리장서’에는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에게 호소하는 유림들의 목숨 건 조국 독립과 세계평화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또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고발적인 표현도 고스란히 명시됐다.독립청원서를 파리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일제의 눈을 피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작업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문서 검열을 통과하기 위해 모략도 발휘됐다. 유림들은 청원서를 길게 자른 후 종이끈으로 만들어 신발을 만들었다. 청원서는 중국을 거쳐 파리로 비밀스럽게 전달됐다. 영문으로 번역된 유림독립청원서 파리장서를 받은 김규식은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한 열강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파리장서 영문본과 한문본 3000매는 유럽과 중국의 각 기관, 국내 향교 등에 발송됐다. 국내 주재 외교관에도 배포됐다. 이후 독립군자금 모금 운동인 2차 유림독립운동을 촉발해 항일 의병과 무장 투쟁 등 국내외 항일 독립운동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파리장서운동을 주도한 유림 500여명은 일제로부터 옥고를 치렀다.

100년 전 파리장서 ‘독립청원서’에 서명한 유림의 후손들[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100년 전 파리강화회의에 보낼 독립청원서에 서명한 137명의 후손들이 내빈석에 자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100년 전 파리강화회의에 보낼 독립청원서에 서명한 137명의 후손들이 내빈석에 자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이같은 사연이 담긴 유림의 독립운동은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김영근 성균관장은 기념사를 통해 파리장서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김 관장은 “전국 유림이 뜻을 하나로 모아 조국의 독립을 청원한 운동”이라며 “100년 전 국권을 늑탈당한 시국에서도 137명의 선배 유림들이 목숨을 걸고 서명해 국제사회에 조국의 독립청원서를 보낸 숭고한 정신을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과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 축전을 보내왔다.

이날 100년 전 서명했던 유림 137명 중 96명의 후손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일부는 독립청원서 낭독에도 참여했다. 독립청원서 낭독 순서에서는 100년 전 파리장서에 담긴 독립의지를 현대에도 이어간다는 의미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어판 파리장서 낭독하는 대학생과 서명자 유림 후손들[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100년 전 독립청원서에 서명한 유림의 후손들과 성균관대학생들이 독립청원서 현대어 번역본을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등 유교계가 17일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100주년 기념 추모제 및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성균관 명륜당에서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100년 전 독립청원서에 서명한 유림의 후손들과 성균관대학생들이 독립청원서 현대어 번역본을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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