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변함없는 정치가 만드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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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정부는 또 하나의 대규모 재정투입 정책을 내놨다. 2020년까지 30조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해 생활밀착형 SOC를 만든다는 것이다. 체육관, 도서관, 보육시설 등을 대폭 늘려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이다. 이를 만드는데 20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고 이것의 운영으로 3만개 가량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생활의 편리를 위한 기간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더 많은 국민들이 편리를 누릴 수 있어 좋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런데 기존 시설들의 운영면을 살펴보고 시작하는 사업인가. 전국에 늘어나는 도서관, 체육시설, 요양시설로 집에서 10분 거리에 편의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하지만 조금만 둘러봐도 텅빈 문화시설의 존재를 찾아낼 수 있다. 도서관에 가보면 사람들이 꽉 차있는가. 지하철에 만들어진 도서대여 시스템에 책들이 얼마나 들어 있는가.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가는 곳이 어디인지 조사는 해봤는가. 생활SOC라는 용어도 새롭지만 이것의 생산성은 얼마나 되는가. 30조가 넘는 재정을 투입하여 만들어지는 수익은 얼마인가. 3년간 20만의 건설노동자의 급여와 2만~3만 명의 운영공무원의 증가가 국가성장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정부는 지난 1월 24조원이 넘는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 국가재정법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국가재정의 투입을 방지하고자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경우 반드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는 심사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경제적 타당성이라는 것이 투자 대비 경제적 성과를 분석해보는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에 경제성만을 강조할 수는 없지만 정부는 사회적 가치의 반영으로 경제성 비중을 낮춰 예비타당성조사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경제성을 장담할 수는 없고 사회적 가치를 앞세우면 명분을 앞세운 선심성 사업이 남발될 수 있다. 현재는 투입되는 재정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하지만 SOC사업 특성상 관리와 책임부분은 차기 정부가 받아야 하니 결과물은 차기정부와 국민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가정책상 시급한 지역인프라 사업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시키고 대대적인 재정이 투입된다.

시장에 투자가 활발하지 못하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경제를 돌려보려고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것이 기반이 돼 만들어내는 생산성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인구의 절벽 앞에 서 있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올해부터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아져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20%가 넘어서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청년층인구는 줄어들고 출산율도 줄어들고 전체 인구도 줄어드는데 생활SOC의 대대적인 확장사업은 굳이 수지타산을 따져보지 않아도 조심스러운 사업이다. 해당 시설을 사용할 인구는 줄어드는데 건물만 늘어나면 이를 유지하는 비용만 들어갈 것이다. 비용이라 함은 어떠한 것을 생산하는 데 지불되는 대가이다. 생산이 아닌 유지에 투입비를 증가시키는 일은 잃어가는 국가성장동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당장 시급한 일이 못된다.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한 투자에 재정을 투입해야 맞는 상황이다. 기업도 민간도 투자를 통한 사업의 모색에 지쳤다. 경기침체도 그렇고 늘어가는 비용의 부담 때문에 선뜻 시도를 하지 못한다. 비용과 노조뿐 아니라 넘기 힘든 제도와 규제로 어려운 걸음을 걷고 있다. 버티지 못해 폐업하고 탈 코리아를 하는 기업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생산을 돌릴 수 있는 분야의 투자로 선회해야 한다. 생산시설의 투자는 사업의 완료 후에도 이의 운영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지만 소모성 시설은 사업의 완료와 동시에 유지보수 비용이 추가된다. 이에 정부는 마주하는 단면이 아닌 중장기 상황에 적합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규모 재정투입사업에 보다 꼼꼼한 점검과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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