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시바라트리 축제가 열려 파슈파티나트 사원 마당에서 한 순례자가 몸을 녹이려 불을 지피고 있다. 시바의 밤이라고도 불리는 시바라트리는 힌두교에서 죽음과 파괴의 신 ‘시바’를 섬기는 행사다. (출처: 뉴시스)
4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시바라트리 축제가 열려 파슈파티나트 사원 마당에서 한 순례자가 몸을 녹이려 불을 지피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집권당, 노골적으로 종교갈등 조장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지난 11일, 인도 동부 자르칸드 주. 죽은 소의 가죽을 벗기고 있던 현지 기독교 공동체 소속 남성들은 쇠파이프와 막대로 무장한 남성들로부터 공격받았다.

14일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인도 현지 매체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무장한 남성들은 힌두교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현지 기독교 공동체 소속 남자들이 쇠파이프와 막대로 무장한 힌두교도 남성들로부터 공격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이들이 암소 자경단 소속인지는 파악되지 않는다”며 “이들 가운데 2명은 체포했고 5명은 달아난 상태”라고 전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총선 시즌을 맞으면서 소 숭배 문제와 관련한 살인 사건이 불거지는 등 극우 힌두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암소를 어머니처럼 신성시처럼 여기는 가운데 일부 힌두 극우주의자들은 소 도살을 막는다는 이유로 소를 운반하거나 가공하는 이를 공격하곤 한다.

이런 분위기는 특히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하면서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소 숭배와 관련한 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44명이나 된다.

이 와중에 아미트 샤 인도국민당(BJP) 총재는 인도 내 소수집단인 무슬림을 겨냥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샤 총재는 지난 11일 동부 웨스트벵골주 유세에서 “불법 무슬림 이민자들은 흰개미 같은 집단”이라며 “BJP는 이들을 하나씩 골라내 벵골만에 던져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BJP는 인도 종교갈등의 진원지로 꼽히고 있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의 과거 이슬람 바브리사원 자리에 힌두 라마사원을 짓겠다고 공약했다.

이 이슬람 사원은 45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오다 1992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충돌 과정에서 파괴됐다. 당시 2000여명이 숨지면서 인도 종교 역사상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힌두교도들은 이곳이 라마신이 탄생한 성지였는데 이슬람교도에 의해 훼손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슬람교도들은 수세대에 걸쳐 알라신을 숭배한 장소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등 갈등이 이어져왔다.

한편 인도 총선은 지난 11일 막을 올렸으며 다음 달 19일까지 6주 가까이 진행된다. 같은 달 23일 개표가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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