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15일 오전 시민단체 등이 부산시청 로비에서 “철거는 친일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4.15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15일 오전 시민단체 등이 부산시청 로비에서 “철거는 친일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4.15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100여명이 부산시의 강제징용노동자상 기습철거와 관련 15일 오전부터 부산시청 로비에서 “철거는 친일이다. 오거돈은 나오라” 등의 피켓과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어 시 청사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지난 12일 부산시가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옆 인도에 설치해 둔 강제노역 노동자상 철거에 대해 이날 오전 오거돈 부산시장에게 강제징용노동자상 기습 철거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오후까지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오전 7시 30분께 월요 간부회의 시간에 출근할 것으로 예상된 오거돈 시장을 막기 위해 청사 주차장 출입구 3곳 등에 노조원 등을 배치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시청 부근에서 다른 차로 바꿔 타고 청사로 들어와 집무실로 들어갔고 시민단체 등은 오 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로 올라가려다 시청 경비원, 경찰에 저지당했다.  

시민단체는 1층 로비에서 오전 9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상은 많은 시민의 모금을 통해서 만든 것”이라며 “친일 적폐 청산의 뜻을 담아 시민이 만든 노동자상을 부산시가 강제 철거했다. 오 시장을 노동자상을 즉각 반환하고, 강제 철거를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맹비난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100여명이 부산시의 강제징용노동자상 기습철거와 관련 15일 오전부터 부산시청 로비에서 “철거는 친일이다. 오거돈은 나오라” 등의 피켓과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5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100여명이 부산시의 강제징용노동자상 기습철거와 관련 15일 오전부터 부산시청 로비에서 “철거는 친일이다. 오거돈은 나오라” 등의 피켓과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5

오거돈 부산시장도 11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철거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조형물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며 노동자상 설치단체에 공론화’ 과정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일 진행된 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대해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와 관계자분들에게 유감을 전한다”며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위원회의 활동은 단순히 법적·행정적 잣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해명에 나섰다.

오 시장은 “조형물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인근 지역에 고정작업이 계획됨에 따라 조처를 해야 하는 시의 의무도 불가피했다”며 “무엇보다 대집행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사고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5월 1일 노동절 이전까지 노동자상 위치를 결정할 공론화 시기 결정과 부산시의회 등 시민이 동의 가능한 기구가 함께하는 공론화 추진기구 구성 등 두 가지 원칙을 제안하며 노동자상 설치단체에 ‘공론화’ 과정을 제안했다.

시민단체는 오는 16일에도 오 시장 출근을 저지할 예정이며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은 지난해 5월 1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다 수차례 저지를 당하며 그렇다 할 공식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그동안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임시 설치된 상태였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 12일 오후 부산 동구 정발 장군 동상 인근에 있던 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기습적으로 철거해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 1층에 옮겨 보관 중이다.

부산시가 지난 12일 오후 부산 동구 정발 장군 동상 인근에 있던 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5
부산시가 지난 12일 오후 부산 동구 정발 장군 동상 인근에 있던 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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