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조례에 반대하며 며칠째 시정질문에 불참하면서 민주당 소속 의원이 대부분인 서울시의회가 잔뜩 ‘독기’가 올랐다.

조례 통과에 반대해 의회와 시가 충돌을 빚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이처럼 시장이 시정질문에 아예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강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간 오 시장은 “정치 철학이 없다”는 핀잔을 자주 들어왔다. 상당히 유연한 성격이지만, 일관된 입장이 없어 가벼워 보인다는 비판이었다.

원칙을 강조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소신이 있다면 쓴소리도 거침없이 뱉는 김문수 경기지사 등 같은 한나라당 내 대권주자 들에 비해 어정쩡한 이미지로 비칠 수밖에 없는 형편이고, 특히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오 시장에게 적잖은 부담이 된다.

따라서 이번 장외 투쟁은 오 시장의 운신 폭을 설정할 중요한 기로가 될 전망이다. 오 시장으로서는 현재 시점에 쏟아지는 비난을 무시하고서라도 소신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 효과나 부작용은 예측할 수 없다. 정치인에게 ‘튀는 행동’은 도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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