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민 전 경무관. (출처: 연합뉴스)
이세민 전 경무관. (출처: 연합뉴스)

이세민 전 수사기획관 소환 조사

이세민, ‘김학의 수사’로 좌천 의혹

수사기획관 임명 4개월 만에 전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의혹 수사팀에 청와대가 외압을 가하고 좌천성 인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당시 경찰 수사 책임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본격 수사에 나선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이날 오전 이세민 전 경무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수사단이 김 전 차관 의혹과 연관된 사건 가운데 직권남용 혐의 부분 관련자를 부른 것은 이 전 경무관이 처음이다. 성폭력이나 뇌물 혐의 수사 외에 직권남용 수사도 수사에 닻을 올렸다는 평가다.

이 전 경무관은 김 전 차관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당시 경찰 수사팀을 지휘하는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일하던 중 갑작스럽게 좌천된 당사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직권남용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 전 경무관은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에도 출석해 인사보복 의혹 등과 관련해 증언한 바 있다.

수사단은 이 전 경무관에게 2013년 3~4월 김 전 차관 의혹을 수사하면서 겪은 일들을 조사할 계획이다.

2013년 3월초 김 전 차관 관련 첩보를 확인한 경찰은 같은 달 중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내사에 뛰어들었다.

이 전 경무관은 수사기획관 보직 발령된 지 불과 4개월 만인 4월 중순 경찰청 부속기관으로 전보됐다. 이는 경찰 인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이후 부속기관 등을 돌다가 끝내 승진하지 못하고 경찰 배지를 내려놔야 했다.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도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성한 신임 청장체제가 들어선 뒤 4월 단행된 첫 인사에서 이 전 경무관을 포함해 수사 지휘라인이 모두 교체됐다.

앞서 검찰과거사위는 지난달 25일 2013년 3~4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 지휘부를 좌천시키는 등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당시 민정수석을 지낸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등에 대한 수사를 권고했다.

곽 의원 등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인사검증을 위해 김 전 차관에 대한 내사 또는 수사 여부를 물었으나 당시 경찰이 제대로 답변하지 않다가 임명 발표 날에야 내사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 인사는 민정수석의 권한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수사단은 이번 주 내로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이모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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