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식물박물관은 지난 1997년 2000여평의 부지 위에 세웠다. 전국 최초의 박물관 식물원이자, 국공립 식물원 시설을 제외한 단일종 식물원으론 전국 최대 규모다. (제공: 허브 아일랜드) ⓒ천지일보 2019.4.8
허브식물박물관은 지난 1997년 2000여평의 부지 위에 세웠다. 전국 최초의 박물관 식물원이자, 국공립 식물원 시설을 제외한 단일종 식물원으론 전국 최대 규모다. (제공: 허브 아일랜드) ⓒ천지일보 2019.4.8

전국 최초의 박물관 식물원

250종 허브와 다양한 식물

미세먼지 평균 60% 감축
 

외국인도 찾는 인기 명소로

공기정화 식물 묘목도 구매

허브 이용한 만들기 체험도

[천지일보=명승일, 이성애 기자]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는 제라늄과 자스민, 머리를 맑게 하는 로즈마리, 심신에 안정을 주는 라벤더까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진한 허브 향이 코끝을 찔렀다. 평상시 쉽게 맡지 못하는 향기여서 그런지 자꾸 코끝을 벌름거렸다. 허브 향에 취하고 있으니,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추운 계절에서 해방하고 나니, 이젠 미세먼지와 황사의 포로가 됐다. 그래서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픈 갈망이 충만했다. 기자는 지난 8일 미세먼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을 안고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허브 아일랜드를 찾았다.

허브 아일랜드는 여러 가지 시설로 구성됐다. 허브 원산지인 지중해의 생활을 테마로 한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1년 내내 허브 향을 맡으면서 몸과 마음의 힐링을 하기에 제격이다. 여러 가지 시설 중에서도 250여종의 허브와 다양한 식물이 있는 허브식물박물관은 단연 인기 명소다.

희귀한 허브가 뿜어내는 은은한 향을 맡고 있으니, 상쾌한 기분과 함께 미세먼지와 황사는 딴 나라 이야기인 듯했다.

한 외국인이 허브식물박물관에서 허브를 쓰다듬으며 은은한 향을 맡고 있다. ⓒ천지일보 2019.4.8
한 외국인이 허브식물박물관에서 허브를 쓰다듬으며 은은한 향을 맡고 있다. ⓒ천지일보 2019.4.8

허브식물박물관은 지난 1997년 2000여평의 부지 위에 세웠다. 전국 최초의 박물관 식물원이자, 국공립 식물원 시설을 제외한 단일종 식물원으론 전국 최대 규모다. 해마다 8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다고 한다. 허브식물박물관은 2010년 경기도 제10-박-06호 1종 전문 박물관(식물원)으로 등록돼 전문적인 식물원으로 거듭났다.

이곳은 총 3개의 식물원(1관·2관·3관)과 야외 전시장으로 구성됐다. 지열난방 시스템을 통해 사계절 내내 푸른 식물과 허브를 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이들의 생태체험장으로도 인기가 많다. 미세먼지와 황사를 피해 허브 향을 맡으려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았다.

허브식물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이곳에선 미세먼지를 평균 60%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목들이 산소 공급, 이산화탄소 흡수, 오염물질 흡수, 분진 흡착, 미세먼지 저감, 기온 3~7도 완화, 습도 9~23% 상승 등의 작용을 한다고 한다.

기자가 식물원 1관 입구에 들어서자 향기롭고 싱그러운 민트와 로즈마리 향이 코끝을 찔렀다. 로즈마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 향기를 맡아보니, 그 향긋함이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로즈마리 향은 기억력 증대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오르막길에는 잔디처럼 심긴 골든레몬타임을 볼 수 있다. 이 역시 향기를 맡으니, 레몬향이 코를 상큼하게 했다. 한 사람이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길 양쪽으로 허브가 곳곳에 식재돼 있었다. 그리고 나서 식물원 2관에 다다르자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다양한 종류의 열대식물이 눈에 들어왔다. 부겐빌레아, 벤자민 고무나무, 유칼립투스, 테이블 야자 등 그 이름 또한 생소했다.

이곳은 에코 플랜트로 구성됐다고 한다. 이는 실내공기 정화식물을 말하는 것으로, 환경친화적 실내재배식물이란 개념이다. 내가 숨 쉬고 마시는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브식물박물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3관은 각종 허브와 꽃이 있어 눈을 즐겁게 했다.

허브식물박물관과 인접한 곳에 있는 자연 속의 허브 정원인 플라워정원에도 봄의 향기를 머금은 허브꽃과 식물이 전시돼 있다. (제공: 허브 아일랜드) ⓒ천지일보 2019.4.8
허브식물박물관과 인접한 곳에 있는 자연 속의 허브 정원인 플라워정원에도 봄의 향기를 머금은 허브꽃과 식물이 전시돼 있다. (제공: 허브 아일랜드) ⓒ천지일보 2019.4.8

허브식물박물관의 허브는 아침, 점심, 저녁 향기를 뿜어내는 시간대가 다르다고 한다. 그러니 오랫동안 머물면서 허브 향기가 주는 효과를 체험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허브식물박물관 옆 꽃가게에선 집안에서 키우면 좋은 공기정화 식물 묘목을 구입할 수 있다.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실험된 수염 틸란시아아, 뱅갈고무나무, 아이비 등의 식물은 천연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는 최윤엽(74)씨는 “여기 오고 나서 머리가 맑아진 느낌”이라며 “요즘 집에서 가까운 공원조차도 나가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여기에선 허브 향도 맡고 미세먼지도 피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다. 시민이 들러야 할 명소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브식물박물관은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김광희 대외협력부 과장은 “중국, 대만, 홍콩 등에서 외국인이 찾고 있다”며 “외국인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허브 아일랜드는 허브를 이용한 만들기 체험장이 있다. 석고 방향제부터 시작해 미세먼지와 황사 극복에 도움을 주는 호흡기연고, 고체 향수, 아토피 크림, 밀랍 향초, 리베칭 비누, 누름꽃 목걸이 등을 만들 수 있다.

건강 체험 (제공: 허브 아일랜드) ⓒ천지일보 2019.4.8
건강 체험 (제공: 허브 아일랜드) ⓒ천지일보 2019.4.8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허브힐링센터는 허브입욕체험, 허브 터치체험, 허브향기체험, 허브&건초체험, 허브&음악체험, 허브&색깔체험, 허브식물체험, 허브차체험, 스톤체험, 숲체험의 테마로 총 10가지 허브를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고품격 허브 건강체험 프로그램을 유료로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난해 경기도를 대표할 수 있는 ‘경기도 10대 관광명소’ 중 한 곳으로 포천 허브 아일랜드를 선정했다. 10대 관광명소는 통신사(SKT)와 소셜빅데이터 자료를 기반으로 최근 2년 동안 관광객 수, 관광객 증가율 등 관광통계 분석과 관광 관련 전문가의 서면평가 결과를 종합해 최종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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