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2일 밤 서울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2일 밤 서울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미대화 시한 연말로 제시

정부엔 중재 아닌 실천적 행동 촉구

한미정상, 3차 북미정상회담 필요성 공감

문 대통령, ‘대북 특사’ 파견 방안 추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행동이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대화재개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제시하면서 그간 북미관계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문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 차 회의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며 미국과 대화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올해까지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 위원장이 연말까지 비핵화 방법적인 부분에 대해 미국과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북미 대화를 ‘보이콧’할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북한이 말하는 단계적 비핵화와 보상이 아닌, 일괄적인 비핵화와 빅딜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에는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며 민족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는 다소 강력한 메시지도 전했다. 미국이 아닌 북한과 한 편이 돼 달라는 노골적인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을 설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등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역할은 북한의 조력자였음이 명백히 드러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일단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함께 걷는 한-미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낮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즈가든을 통해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함께 걷는 한-미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낮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즈가든을 통해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욱이 이번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3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설득해 다시 한번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도록 하는 여건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귀국 후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청와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이르면 다음 주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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