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검찰청 “지난해 마약 사범 1만 2613명”

트위터 등 SNS에선 마약 판매 게시물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부터 유명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씨까지 마약 혐의로 체포되면서 ‘마약 범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마약 범죄는 비단 이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매달 마약사범으로만 입건되는 사람이 1000명이 넘고, 5년간 마약 밀반입도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범죄로 검거된 사람은 1만 2613명에 달했다. 특히 마약류 사범은 재범률이 36%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독성이 강한 데다 매년 8000명 정도의 마약 초범이 발생하고 있어 국내 마약시장 역시 급팽창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약 밀반입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날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필로폰과 코카인 헤로인 대마 등 마약류 적발량이 6배 늘었다. 적발 건수도 2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청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71.6㎏(339건), 91.5㎏(358건)의 마약류를 적발했다. 이후 적발량은 2016년 50㎏(423건), 2017년 69㎏(476건), 2018년 426㎏(730건) 등으로 매년 늘었다. 1회 투여량을 0.03g으로 계산했을 때 지난해 적발된 것만 하더라도 1420만여 명이 투약 가능한 양이다.

품목별로 본다면 전체 마약 적발량의 52%에 달하는 '필로폰'은 지난해 223㎏(110건)이 적발됐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중량은 4배, 건수는 2배 늘어난 수치다. 필로폰은 방송인 할리씨와 황씨 등이 투약혐의를 받고 있는 약물이기도 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마약과 성범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클럽과 경찰관 사이에 부적절한 유착이 있었던 정황이 포착되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간판이 사라진 버닝썬 입구의 모습. ⓒ천지일보 2019.2.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마약과 성범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클럽과 경찰관 사이에 부적절한 유착이 있었던 정황이 포착되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간판이 사라진 버닝썬 입구의 모습. ⓒ천지일보 2019.2.23

코카인은 2014년 12g(4건)이 적발됐지만 지난해 72㎏(15건)으로 최근 5년 사이 중량은 6000배, 건수는 3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가운데 ‘마약의 대중화’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나 트위터, 텀블러 등 인터넷과 SNS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 ‘떨(대마)’, ‘아이스(필로폰)’, ‘빙두(북한산 필로폰)’ 등을 검색해보면 마약 판매상으로 추정되는 사용자를 찾을 수 있다. 평소 마약을 접하지 않았던 일반일일지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일반 회사원 마약사범은 2013년 335명에서 2017년 522명으로 4년 새 늘었고, 마약 혐의로 검거된 주부들 역시 같은 기간 106명에서 152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마약류 범죄 관련 수사 건수 역시 증가했다. 지난 2014년 8건이던 수사는 2017년 54건으로 늘었다. 수사 단계까지 가지 않고 게시물을 차단하거나 삭제 요청을 한 건수는 같은 기간 345건에서 7890건으로 급증했다.

최근 국내에서 대두하는 마약류는 물뽕, 필로폰, 엑스터시 등이다.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는 대표적인 마약류다. 최근 버닝썬 클럽 내 마약 투약 및 유통 등으로 논란이 된 마약류도 이 가운데 하나인 ‘물뽕’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최근 강남의 유명클럽 버닝썬 사태에서 드러난 마약을 이용한 성폭행 등 마약범죄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마약 반입경로와 적출국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기반으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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