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로 읽는 역사 이야기] 20세기에 전 세계를 휩쓴 공포의 광우병
[동물로 읽는 역사 이야기] 20세기에 전 세계를 휩쓴 공포의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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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현배 시인, 역사 칼럼니스트
 

20세기에 전 세계를 휩쓴 공포의 광우병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4.12
20세기에 전 세계를 휩쓴 공포의 광우병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4.12

1986년 5월 영국의 한 농장에서 이상한 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는 처음에 몸무게가 많이 줄더니, 어느 날 갑자기 침을 흘리고 비틀거리며 잘 걷지 못했다. 서지도 못하고 픽픽 쓰러졌다. 그러더니 별안간 난폭해져서 마구 발길질을 하는 것이다. 그 뒤 몸을 부르르 떨다가 죽어 버렸다.

이처럼 이상 행동을 보이다가 죽어가는 소는 그 농장에만 있지 않았다. 열병처럼 번져서 다른 농장에서도 발견되었다. 그 수는 계속 늘어나 이듬해까지 130여 마리의 소가 그렇게 죽어갔다.

영국 정부는 연구진을 시켜 죽은 소의 뇌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죽은 소의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이다. 이 수수께끼 질병은 소가 죽기 직전에 미친 듯이 날뛴다고 해서 ‘미친 소 병’, 즉 ‘광우병’이라 불리었다. 의학적 공식 명칭은 ‘우해면양뇌병증(BSE)’이었다.

이 병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1996년 영국 정부가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으면 사람도 이와 비슷한 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병은 바로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인데, 광우병과 증세가 비슷했다. 2008년 4월까지 영국에서 163명, 다른 나라에서 37명이 ‘인간 광우병’이라 불리는 이 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1970년대 말부터 유럽의 목축업자들은 초식 동물인 소에게 동물의 살과 뼈가 섞인 사료를 먹이기 시작했다. 고단백질인 동물성 사료는 소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다, 고기를 싼 값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이 동물성 사료가 광우병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물성 사료에 사용된 죽은 동물 중에는 광우병과 같은 증상인 ‘스크래피’라는 병에 걸려 죽은 양이 있어, 그 동물성 사료를 먹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광우병은 아직까지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이를 예방하려면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광우병의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었을 때는 쇠고기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소의 감염을 막기 위해 동물성 사료 사용을 금하고 있다.
 

소가 죽기 직전에 미친 듯이 날뛴다고 해서 ‘미친 소 병’, 즉 ‘광우병’이라 불리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4.12
소가 죽기 직전에 미친 듯이 날뛴다고 해서 ‘미친 소 병’, 즉 ‘광우병’이라 불리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4.12

◆ “소나 돼지 등이 걸리는 구제역은 어떤 병이에요?”

구제역은 소·돼지·양·염소·사슴 등 발굽이 두 갈래로 갈라진 동물에게만 걸리는 급성 전염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열이 높아지고 거품 섞인 침을 많이 흘린다. 입술·혀·잇몸·콧구멍 등에 물집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먹이를 먹지 못하게 된다. 발굽에도 물집이 생기면 잘 걸을 수 없다.

구제역에 감염되면 70~80퍼센트가 죽는데, 전염성이 강해서 한 마리가 걸리면 나머지 가축에게 모두 퍼진다. 그래서 구제역이 돌면 엄격하게 검역하고, 감염되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가축은 모두 도살한 뒤 불태워 버린다.

1997년 대만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여 380만 마리의 가축을 도살했으며, 2001년 영국에 구제역이 퍼졌을 때는 1000만 마리의 가축이 희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전파된 구제역으로 35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을 매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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