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창시자 줄리언 어산지가 11일 런던 경찰에 의해 망명 은신중이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되어 끌려나온 뒤 범죄인부 절차 상 치안 법정으로 호송되고 있다. 어산지가 차 안에서 취재진에게 엄지를 쳐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했으며 법정에서 판사에게 보석조건 위반 등 혐의에 무죄를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위키리크스 창시자 줄리언 어산지가 11일 런던 경찰에 의해 망명 은신중이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되어 끌려나온 뒤 범죄인부 절차 상 치안 법정으로 호송되고 있다. 어산지가 차 안에서 취재진에게 엄지를 쳐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했으며 법정에서 판사에게 보석조건 위반 등 혐의에 무죄를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스트(Wikileasks)’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7)가 7년간의 도피 생활 끝에 영국에서 체포됐으나 미국 송환까지는 또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어산지를 컴퓨터해킹을 통한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영국 경찰이 어산지를 체포한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어산지는 2010년 3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던 첼시 매닝(개명 전 브래들리 매닝)과 공모해 국방부 컴퓨터에 저장된 암호를 해독한 뒤 기밀자료를 빼내는 등 불법 행위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어산지를 미국으로 보내려면 영국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AP는 내다봤다.

특히 어산지의 변호인들이 장기간 법적 분쟁을 준비해온 데다 과거 전례를 고려해도 영국이 해킹 범죄자의 미국 송환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만큼 치열한 법정 공방 가능성도 있다.

앞서 어산지의 지인인 영국인 해커 로리 러브(33)는 미 연방수사국(FBI)·국방부·육군 등 미국 주요 정부 기관들을 해킹해 방대한 자료를 훔친 혐의로 2013년 10월 영국에서 체포됐으나 6년간 법적 다툼을 벌이다 작년 영국 법원의 범죄인 인도 거부로 미국 송환이 무산된 바 있다.

법적인 영역을 떠나 어산지 체포를 계기로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까지 촉발될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어산지가 체포되면서 2016년 미국 대선을 강타한 민주당의 ‘이메일 스캔들’ 내막에도 관심이 모인다.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연계 집단이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시스템을 해킹했고 이를 통해 유출된 자료가 위키리크스 등을 통해 공개됐다. 해당 자료에는 클린턴에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클린턴의 대선 가도에 큰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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