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소규모(스몰) 딜’을 언급한 것과 관련 북한과의 협상 재개 동력을 살리기 위한 여지를 열어 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이 과정(북한과의 대화)이 이어지기 위해 스몰 딜들도 수용하겠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의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어떤 딜인지 봐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스몰 딜’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고 단계적으로 조각을 내서 해결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빅 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빅딜이라는 건 우리가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제재가 계속 유지되길 원한다”면서도 지난달 22일 ‘추가적 대북제재 철회 지시’ 트윗을 거론하면서 신규제재 중단 입장을 재차 밝혔다. 북한 식량 원조 등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에 대해 한미가 논의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스몰 딜’과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추가 비핵화 협상을 촉진할 수 있도록 북한과의 ‘점진적인 합의’에 여전히 열려있다는 것을 암시했다”고 해석했다.

또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유지’와 ‘단계적 접근’이라는 상반된 입장의 메시지로 혼란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수전 디마지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 “북한에 대한 정책적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 곁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과의 과정이 ‘스텝 바이 스텝’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며 “그렇다면 그는 왜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대한 ‘빅딜’을 꺼내 보이고 북한이 그걸 거부했을 때 걸어 나왔는가”고 반문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완화를 거부하면서도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열려있다면서 스몰딜 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을 ‘소생’시키기 위한 일련의 스몰 딜 들, 즉 ‘단계적 접근법’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뒀다고 풀이했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내비치는 한편으로 대북제재 유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접근방식에 열려있다면서도 세부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 메시지를 발신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을 거론했다.

WSJ는 한미가 북한에 대한 비핵화 설득 방법론을 놓고 균열을 보여왔다면서 “한국은 비록 최근 톤다운하긴 했지만, 그간 미국에 남북 경협을 가능하게 할 제재완화를 요구해왔다”면서 “반면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포기에 대한 검증 가능한 조치를 할 때까지는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남북경협을 위한 일부 제재완화 문제에 대한 한미 간 온도차를 꼬집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유지하기 원한다면서도 제재 강화를 원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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