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文, ‘3차 북미회담’ 불씨 살렸으나 ‘대화 진전’엔 한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에 대한 모멘텀을 살리면서도 비핵화 대화 진전이란 측면에선 큰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불씨를 살리고 ‘톱다운 방식’ 북미대화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스몰딜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 계획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또는 남북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상태, 비핵화 목적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빛샐 틈 없는 공조로 완벽한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성과와 관련해 SNS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북미 간의 대화 동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빨리 진행된다면 적절한 합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시기 조절론을 폈다. 조속한 북미정상회담을 원하는 문재인 대통령과는 결이 다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핵화 방식에 대해 단계적 조치를 통한 ‘스몰딜’ 카드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보였지만 여전히 빅딜을 선호했다. 북한의 핵프로그램, 탄도미사일, 대량살상무기까지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대화의 불씨는 살렸지만, 대화 진전에선 한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틀어진 비핵화 열차를 다시 정상궤도로 돌리는 모멘텀은 살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기존과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미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어떻게 북미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느냐가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