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스스로 느끼는 잘 살고 있다는 믿음은 자신감도 상승시켜주고 행복감도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잘 살고 있다는 믿음은 그 누구도 도움을 줄 수가 없다. 오로지 자신만의 기준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 시대에는 디오게네스와 아리스티포스라는 유명한 철학자가 있었다. 하지만 이 둘의 삶의 방식은 전혀 달랐다. 디오게네스는 잘 알려진 것처럼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삶을 살았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직접 찾아가서 자신이 도와줄 것이 없는지를 묻자 햇볕을 가리지 않도록 조금만 비켜 달라고 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철학자들은 대부분 그를 비웃었지만 오히려 왕은 그를 부러워했다고 전해진다.

아리스티포스는 디오게네스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그는 대저택에 살면서 수백 벌의 옷을 가지고 호화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가난한 디오게네스의 삶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고개 수그리는 법을 조금만 알아도 호의호식할 수 있을텐데….”

그 말을 전해들은 디오게네스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거칠게 먹고 험하게 입는 법을 조금만 알면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한 사람은 무리 없이 호의호식하는 것을, 또 한 사람은 조금 어렵고 힘들게 살더라도 남에게 고개 숙이지 않는 것을 옳다고 생각하며 인생을 산 것이다. 사실 인생을 사는데 정답은 없다. 스스로 옳다고 믿는대로 사는 것이 바로 행복일테니까.

필자의 경우에 잘 살고 있다는 믿음은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있다고 느낄 때 주로 생긴다. 인생이란 스스로의 삶의 무게도 견디기 어려운 법인데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잘 산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한 달에 한번이지만 봉사활동을 갔을 때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런 기쁨과 행복감을 가능한 한 여러 사람이 느끼기를 바라서 주부 3명이나 4명이면 할 수 있는 일들을 늘 10명 이상이 참여해서 함께 한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을 봉사활동에 참여시키기 위해서 어른들의 일손이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기쁨을 알게 되면 쉽게 그만두지 못하고, 혹시 그만두더라도 다른 모임을 찾아 또 다시 비슷한 활동을 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봉사를 해서 느끼는 기쁨은 마약보다 강하다고 했던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한다.

책을 읽거나 책 관련 모임을 할 때에도 잘 살고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시간을 확보해서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정확한 지식을 얻어서 나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다.

하지만 예로 들은 것은 필자만의 기준이며 생각이다. 위의 유명한 두 철학자처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믿음은 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믿음을 만들고 그 믿음대로 살 때 삶은 더욱 충만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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