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어산지. (출처: 연합뉴스)
줄리언 어산지. (출처: 연합뉴스)

경찰, 에콰도르 대사관 들어가 신병 확보

[천지일보=이솜 기자]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47)가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11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런던 경찰은 “줄리안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경찰은 어산지를 보호해온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이 보호 조처를 철회하고 영국 경찰의 대사관 진입을 허용함에 따라 이날 대사관에서 어산지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어산지의 체포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망명과 관련한 국제규정을 어산지가 반복적으로 위반함에 따라 그에 대한 외교적 보호조치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국 정부에 어산지 체포에 동의하기 전에 영국으로부터 어산지가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나라로 송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키리크스 측은 트위터에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의 정치적 망명을 불법적으로 종료했다고 비난했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에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올려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영국 대법원에서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지난 2012년 6월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7년째 망명자 신분으로 건물 안에서 생활해 왔다.

스웨덴 당국은 지난 2017년 5월 어산지의 성범죄 혐의 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를 철회했다. 하지만 어산지는 2012년 법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 때문에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런던 경찰은 어산지 체포가 법원 출석 요구 거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어산지가 반복해서 망명 조건을 위반하고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전 유럽에 머물 때 자신과 가족의 사적인 정보를 위키리크스가 가로채 소셜미디어에 유포했다며 “어산지는 개인 계좌나 전화를 해킹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에콰도르는 지난해 3월 어산지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카탈루냐 분리독립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소셜미디어(SNS)에 의견을 올리며 논란을 일으키자 외부통신을 차단했다가 일부 풀어준 뒤 내정간섭 금지 등 망명 의무사항을 추가하기도 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어산지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어산지를 경찰이 구금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사법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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