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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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대표회장, 이단 논란 변승우 목사 공동회장으로 임명

한기총, 8개교단 이대위에 ‘유튜브 공개토론’ 제안 공개질의

“해명 안하면 이대위는 ‘교회혼란세력’… 법적대응 불사할 것”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 주요 8개 교단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변승우 목사 이단 규정‧해제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공개 청문회겸 토론회가 예상된다.

11일 한기총 관계자에 따르면 시기는 부활절 이후로 예상되며 이르면 이달 안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양측의 주장에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 이번 공개 청문회겸 토론회가 진행되면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핵심은 이단 규정에 대한 기준이다. 한기총은 변 목사에 대해 한기총이 이단 규정을 한 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교회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있다. 반면 한국교회는 자신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변 목사를 한기총이 수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교회 주요 8개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면 관례처럼 한국교회 내에서 수용되던 과거 이단 규정 방식에 한기총이 반기를 든 셈이다. 이는 한기총이 이단규정 및 해제와 관련해 한국교회 관례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그간 주요 대형교단들이 특정 교단에 대해 이단으로 규정하면 다른 교단들은 인식을 함께하는 식의 흐름이 이어져왔다. 이 같은 한국교회의 고착화된 흐름에 한기총의 이번 독자노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기총은 지난 2일 변 목사와 그의 소속 교단인 예장 부흥총회(총회장 양병일 목사, 교회수 213개, 교인수 2만 2193명)에 대한 정식 회원 가입을 승인했다. 지난 8일에는 변 목사를 공동회장으로 임명했다.

한기총은 게다가 주요 교단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이단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삼경‧진용식‧정동섭‧박형택 목사와 관련해 자신들이 이미 이단으로 규정한 인물들이라고 직접적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각 교단의 지원 아래 활동하는 이단대책위원회 목회자들을 상대로 사실상 정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한기총의 변승우 목사 영입과 공동회장 임명에 불쾌감을 표출한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예장합동, 예장합신, 예장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회(기성),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 8개다. 이들 교단의 이단대책위원장이 모인 회의에서 변승우 목사의 이단성 및 한기총 교단가입 문제를 다뤘다.

변 목사는 과거 주요 교단들으로부터 교류금지 또는 이단으로 규정됐다. 2008년 고신은 변승우 목사와 관련해 ‘참여 금지’를 조치했으며, 이듬해 통합과 합신도 각각 이단선언과 교류 금지를 결의했다. 변 목사가 소속돼 있던 백석 또한 그를 제명·출교 조치했고, 기감과 예성도 이단, 예의 주시로 규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각 교단은 자신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변승우 목사에 대해 한기총이 교단들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단해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8개 교단 이대위는 지난 4일 연석회의를 갖고 “한기총이 변승우 목사를 이단 해제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사항임을 인식한다”며 이를 각 교단 총회에 보고하고 강력한 대처를 청원하자는데 입을 모았다. 각 교단별로 변 목사에 대한 규정을 재확인하고 적절한 조치에 나서자는 것이다. 이들은 “성도들의 우려와 교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교단들이 적극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한기총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한기총은 “8개 교단 이대위에서 허위로 문제를 삼은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8개 교단 이대위에 공개 질의문을 보냈다.

한기총은 ▲한기총이 변승우 목사를 이단으로 결의한 사실이 없음에도 한기총이 이단해제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한 해명 ▲ 8개 교단 이대위원장들이 변 목사의 구원론과 신사도론을 검증한 근거에 대한 해명 ▲한기총이 이단으로 규정한 최삼경, 진용식, 정동섭, 박형택 목사 등이 개인 자격으로 이단감별을 해 한국교회 목사들을 농단한 사건에 대한 분명한 사실 설명 ▲8개 교단 이대위가 한기총을 이단 옹호 집단, 전광훈 대표회장을 이단 옹호자로 매도한 것에 대한 사실 확인 및 설명 등을 요구했다.

한기총은 이 사안에 대해 이대위원장들의 반론이 있다면 언제든지 한기총 내 세미나실에서 유튜브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또 해명을 하지 않을 경우 8대 이대위를 교회 이단 옹호 및 교회 혼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민‧형사상 법적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이에 대해 예장통합측 최삼경 목사는 지난 8일 기독교한국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공개토론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목사는 “기다리던 바”라며 “언젠가부터 변승우 목사 관련해서 토론회를 하고 싶었다. 한기총이 토론회 방법을 먼저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기총은 이같은 답변에 최 목사와는 공개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총 관계자는 “최삼경 목사는 이미 삼신론, 정통 기독교부정으로 이단으로 규정된 인물”이라며 “최 목사와는 공개토론을 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보수 개신교를 대표했던 한기총이 이단 규정 및 해제로 교단들과 파열음을 일으키며 한국교회 내 균열이 일고 있다. 공개토론으로 한기총이 한국교회 주요교단들을 설득한다면 입지를 다시 세울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한기총은 개신교 내에서 외딴 섬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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