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구 등 독립운동가 7인 잠든 ‘효창공원’ 100년 기념공원으로 조성
서울시, 김구 등 독립운동가 7인 잠든 ‘효창공원’ 100년 기념공원으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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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용산구 백법김구기념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효창공원 독립운동 기념공간 조성사업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효창공원 독립운동 기념공간 조성사업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0

독립운동가 7인 묘역,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처럼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전환

한국 축구역사 산실 ‘효창운동장’ 보존… 체육계 등 관련 의견 수렴해 세부계획 확정

일제 훼손 옛 ‘효창원’ 공간 회복… 손기정 체육공원 준공해 역사·문화거점 연결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이봉창 의사 등 조국 해방에 삶을 바친 7인의 독립운동가가 잠들어 있지만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용산구 ‘효창공원(총면적 16만924㎡)’이 오는 2024년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효창공원 독립운동 기념공간 조성사업 구상안’ 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박 시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일제가 훼손한 ‘효창원’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고 노후 되면서 주민들에게 외면 받고 시민들에겐 낯선 공간이 된 ‘효창공원’의 위상을 바로 세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과 같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마주하며 그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상 속 기념공원, 미래세대가 뛰어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 효창공원 일대 전경. (제공: 서울시청)
서울 효창공원 일대 전경. (제공: 서울시청)
주변과 연계계획 예시. (제공: 서울시청)
주변과 연계계획 예시. (제공: 서울시청)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 “독립운동 위상 바로 세운다”

‘효창공원’은 원래 조선 정조의 장자인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는 울창한 송림으로 사랑받았던 효창원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지었고, 해방 직전에는 묘역을 서삼릉으로 이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규모는 3분의 1로 축소됐고 도로로 단절되면서 섬처럼 폐쇄적인 공원이 됐다.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은 이곳에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고 그 자신도 1949년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현재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와 임시정부에서 주석, 비서장, 군무부장을 지낸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이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봉환되면 안장하기 위한 가묘도 있다.

1960년에는 ‘제2회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효창운동장’이 조성됐고, 이후 반공투사기념탑(1969), 대한노인회관(1972) 같은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다. 현재 묘역은 추모행사 때, 효창운동장은 훈련‧연습용도로, 기념관은 단체이용객 위주로 이용하면서 근린공원 수준인 연간 33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그동안 추모행사 때 참배객 위주로 방문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전환한다. 주변 연못을 개보수해 평상시에는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휴식처로, 기념일에는 엄숙한 추모공간으로 가변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면철거, 축소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던 ‘효창운동장’은 공원과 하나 되는 축구장으로 거듭난다. 60여 년 간 자리를 지켜온 국내 최초의 국제축구경기장이자 태극전사의 꿈을 키워온 ‘한국 축구역사의 산실’이라는 가치를 살려 보존하기로 했다.

일제가 이전하고 훼손시킨 옛 ‘효창원’의 공간적 범위도 회복한다. 공원과 지역사회를 가로막았던 담장을 없애고 주변의 역사‧문화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기존 ‘식민지 역사박물관’에 더해 효창공원 북쪽으로 암울한 시기에 민족의 혼을 되살린 스포츠영웅 손기정 선수와 조력자 남승룡 선수를 기념하는 ‘손기정 체육공원’이 2020년 6월 준공 예정이다. 남쪽으로 이봉창의사 생가 터에 ‘이봉창의사 기념관’이 내년 4월 문을 연다.

운동장 하부 독립운동가(뭇별) 기념공간 조성 예시. (제공: 서울시청)
운동장 하부 독립운동가(뭇별) 기념공간 조성 예시. (제공: 서울시청)

◆효창운동장, 창의적인 계획 통해 리모델링 추진

효창공원의 새로운 공간 구상 방향은 ▲효창운동장은 창의적 계획을 통해 변화 가능한 ‘다층적 공간’으로 조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전환 ▲주변 지역은 ‘확장된 공원’의 개념으로 연결 등이다. 이를 통해 ‘폐쇄적이고 정적인’ 공간이었던 효창공원을 ‘함께 기억하는 열린’ 공간으로 바꿔나간다는 목표다.

먼저 효창운동장은 창의적인 계획을 통해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다만, 일부 철거 등이 필요한 시설에 대해서는 체육계 등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다.

공원 출입구와 맞닿아 있는 축구장 하부에는 1만 5000명의 뭇별(독립운동가) 기념공간을 조성한다. 특정일마다 관련 인물을 조명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또 체육인들의 애국정신과 투혼을 기록하는 기념공간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로 독립운동가 묘역은 참배객 위주의 박제된 공간이 아닌 방문객과 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이 된다. 엄숙함과 정연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접근성을 개선해 일상의 성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추모와 일상이 공존하는 독일의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쇼팽, 오스카와일드 등 유명인이 안장된 파리의 아름다운 도심 공원인 ‘페르라셰즈 묘지공원’ 같은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세 번째로 공원의 경계를 넘어 손기정체육공원, 식민지역사박물관, 이봉창의사 기념관, 경의선숲길, 숙명여자대학교 등 주변에 위치한 거점들과 연결,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공원으로 공간적 범위를 확대한다.

용산구의 ‘효창100년길 조성사업’과 연계해 지역사회와 공원을 단절시켰던 폐쇄적인 담장이 사라지고 화단이나 잔디밭을 지나 자연스럽게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동쪽으로는 공원과 맞닿아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시민 성금과 기증 자료로 건립된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지나 숙대입구역으로 이어지는 문화공연‧전시 특화길(650m)이 조성된다.

공원과 숙명여대 경계부는 잔디 형태의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남쪽으로는 용산에서 태어나 효창공원에 묻힌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이봉창 의사 생가 터에 ‘이봉창 기념관’이 건립 예정이다.

특히 2020년 6월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되는 ‘손기정 체육공원’은 효창공원 북쪽으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다. 독립역사 속 체육인의 항거정신을 기념하는 또 하나의 공원이다.

기존 효창운동장 벽면을 활용한 축구 기념물 조성 예시. (제공: 서울시청)
기존 효창운동장 벽면을 활용한 축구 기념물 조성 예시. (제공: 서울시청)

◆손기정 체육공원, 마라톤 특화공원으로 재조성

마라톤 마니아와 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587m 길이의 러닝트랙이 새롭게 깔리고, 공원 후문에 신축 예정인 ‘체육센터’ 내부에는 탈의실, 샤워실, 카페 같은 러너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마련된다.

공원관리사무소와 자재창고로 쓰였던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재탄생한다. 또한 이용객이 저조했던 ‘손기정기념관’은 손기정 선수의 도전 정신과 열정을 담아 리뉴얼하고, 남승룡 등 숨겨진 영웅들을 위해 체육센터 내에 전시공간을 조성한다.

시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의 하나로 손기정 체육공원을 마라톤 특화공원이자 손기정·남승룡 선수 기념공간으로 재조성하는 ‘손기정&남승룡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손기정 선수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남승룡 선수는 당시 손 선수와 함께 출전해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며 당당히 동메달을 수상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공원조성계획 변경, 기본설계 등을 거쳐 세부 계획안을 마련했으며, 연내 실시설계 마무리 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효창공원 구상(안)은 확정된 계획이 아닌 향후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밑그림이다. 최종 계획안은 시,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관련분야, 축구협회,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효창독립 100년포럼(가칭)’에서 토론회, 심포지엄, 주민참여프로그램 등 대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된다.

수상 메모리얼 예시(일상시). (제공: 서울시청)
수상 메모리얼 예시(일상시). (제공: 서울시청)

◆서울시·국가보훈처·문화재청·용산구 ‘공동추진’

사업은 서울시,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4개 기관이 공동 추진한다. 묘역 일대 정비와 관리·운영은 국가 차원의 관리를 위해 국가보훈처가 전담한다. 효창운동장을 포함한 공원 전체 재조성 사업은 서울시가 주관하고 문화재 관련 사항은 문화재청과 협의 진행,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계획과 행정 절차, 사업비 마련은 서울시와 국가보훈처가 공동 추진한다. 서울시는 효창운동장 재정비를 전담하고, 문화재청은 문화재 관련한 사항, 용산구는 주변지역과 연계 및 공원조성 관련 사항 등을 맡아 추진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서울은 손기정 공원뿐 아니라 우리의 근현대 역사를 기억하고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며, 효창공원도 그 중 하나”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정신을 담아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삶과 괴리된 공간, 특별한 날에만 찾는 낯선 공간이 아닌,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미래 세대가 뛰어 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독립운동 관련분야, 축구협회,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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