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안양A병원에서 홍역 집단발생으로 인해 홍역 확진자들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발생한 홍역 환자가 21명에서 23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자는 이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기사 1명과 실습 나왔던 의대생 1명 등 2명이다. ⓒ천지일보 2019.4.10
8일 오후 안양A병원에서 홍역 집단발생으로 인해 홍역 확진자들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발생한 홍역 환자가 21명에서 23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자는 이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기사 1명과 실습 나왔던 의대생 1명 등 2명이다. ⓒ천지일보 2019.4.10

감염 원인 오리무중 불안감↑

대전 홍역 확정자 총 8명확인

“해당병원 진료 중단 조치 필요”

홍역 MMR 예방접종 하면 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최근 홍역이 집단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양 A대학병원은 8일 적막감이 감돌았다. 병원 로비 한가운데에는 홍역을 주의하라는 간판이 배치돼 있었다. 추가 확진자가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 등으로 밝혀진 가운데 병원 직원들을 포함한 의사 등은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병원 주변으로는 경비들이 계속해서 순찰하는 등 취재진 등 외부인에 출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 병원에 한 달째 입원 중이라던 김송진(가명, 47, 남, 경기도 안양시)씨는 “내가 입원한 병원에 홍역이 퍼져나가니 잠을 편히 이룰 수 없다”며 “계속 이 병동에 있다간 병을 더 얻어 가는 건 아닌지 두렵기만 하다”고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홍역이 안양을 넘어서 대전까지 퍼졌다고 하는데 정부에서 컨트롤타워를 빨리 설치해 더 이상 홍역이 안 퍼져가게끔 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이 병원을 포함한 일부 지역 병원에서 홍역 집단 발병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조차 감염 원인을 찾지 못하는 등 지역 시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홍역이 발병된 병동을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6일 경기도와 안양시는 “안양 A병원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홍역 환자가 21명에서 23명으로 늘었다“며 ”추가 확진자는 이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기사 1명과 실습 나왔던 의대생 1명 등 2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년 1월부터 지난달 27일 감시체계가 종료된 인근 안산지역에서 발생한 22명 보다 1명 더 많은 수치다. 감염자는 의사 4명, 간호사 13명, 약사 1명, 의료기사 1명, 의과대학생 1명, 직원 1명, 환자 2명이다.

이들은 11~20세 1명, 21~30세 22명으로 홍역 예방접종 사각지대 연령인 2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가운데 15명은 가택격리 상태이며, 1명은 입원 중이고, 7명은 격리 해제 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의 한 병원에 설치된 홍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지난 1일 A병원에서 첫 발생한 안양지역 홍역 환자는 지금까지 모두 18명(의료진 16명, 병원 입원환자 2명)으로 증가했다. (출처: 연합뉴스)
4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의 한 병원에 설치된 홍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지난 1일 A병원에서 첫 발생한 안양지역 홍역 환자는 지금까지 모두 18명(의료진 16명, 병원 입원환자 2명)으로 증가했다. (출처: 연합뉴스)

병원 내에서 홍역이 전염된 경우는 다른 지역에도 있었다. 8일 대전시는 홍역에 걸린 지역 영유아가 3명 추가돼 모두 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B소아병원에 입원했던 생후 7개월 아기를 비롯해 생후 9개월~3살 영유아 5명이 홍역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첫 발병 아기는 홍역 유행국인 베트남에 다녀온 뒤 지난달 말 감기 증상으로 B소아병원에 입원했다가 다른 병원으로 옮긴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 보건당국은 “추가 확진자 3명 중 2명이 첫 발병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으며, 1명은 같은 병원 다른 층 병실에 입원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역 확산 방지를 위해 파악한 환자 접촉자엔 첫 발병 아기와 같은 병실에 있던 영아 인원이 빠져 있는 등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을 이용하는 지역 시민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어느곳보다 안전해야 할 병원환경 내에서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에 대해 병원을 정상 운영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일부 시민 사이에선 ‘병원 일시 휴진’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 김모(58, 남)씨는 “홍역이 접촉이나 분비물 등으로 감염되고 또 감염환자들이 바로 병원 의료진들인데 어떻게 맘 편히 진료를 받을 수 있겠느냐”며 “원인이 밝혀질 때만이라도 병원이 잠시 진료를 중단하는 등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정옥순(55, 여)씨는 “계속 병원마다 홍역이 퍼지니까 병원을 다니기 막연한 두려움이 생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홍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MMR 예방접종하는 것이 좋다. 1·2차 접종자는 추가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보건당국은 마스크 착용, 기침예절,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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