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불, 국가재난상황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가
[기고] 산불, 국가재난상황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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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

ⓒ천지일보 2019.4.10

산불이 일어났다. 여의도 면적 두 배가 넘는 초대형 산불이다. 산불은 민가를 덮치고 도시를 불태웠다.

정부는 즉각 국가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산불 잡기와 주민 보호에 총력을 기울였다.

산불 발생 초기부터 화재 대응 최고 수준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고 이어 국가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시켰다. 국가 비상사태에 준해 모든 국가 기관이 나서 전방위적으로 긴급 대처한 셈이다.

그런데 정작 국가 재난의 콘트롤타워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한동안 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국회에 업무 보고 차 출석했다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발목이 잡혀 꼼짝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다.

위기 대응의 총책임자가 국가재난 상황에서 현장을 지휘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의회 일정에 묶여 있어야 했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도대체 국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고 있었길래 국가재난 사태까지 무시하면서 위기 대응의 총책임자를 붙잡아 두고 있었단 말인가?

시급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 국가안보실장을 붙잡아두고 질문해야 할 내용이 도대체 무엇이었는가? 더구나 홍영표 위원장이 정 실장의 현장 투입을 여야 합의하자고 제안했음에도 거절하며 질의해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 무엇이었는지 국민들은 정말 궁금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염두에 두기보다 국회의원 자신들의 질의권만 지키려 했던 특권 의식의 발로, 갑질 횡포는 아니었는가.

현 정부가 하는 일은 무조건 잘못되기를 바라는 딴지 걸기식 야당의 발목잡기 횡포는 아니었는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지만 일반 국민도 뉴스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실시간으로 접하는 상황에서 나 대표의 말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망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문재인 정부를 ‘산불 정부’라고 비아냥거리고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이다’며 국가적 재난 상황과 재난을 당한 국민들의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촛불 국민을 조롱하는 듯한 막말을 서슴치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당의 민경욱 대변인은 속초시장의 부재를 침소봉대하며 현 정부를 힐난하더니 ‘왜 이렇게 불이 많이 나냐’며 마치 재난 자체를 정부의 책임인 양 비아냥대며 물의를 일으켰다.

또한 그것도 모자라 “문 대통령이 산불이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한 걸 보면 빨갱이가 맞다”는 한 네티즌 글까지 SNS에 버젓이 공유하며 금도를 넘어서는 극우성 정치공세를 펼쳤다.

야당의 역할이 정부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서로 경쟁하고 대립하는 관계라 하지만 정치에서도 넘어서는 안 되는 지켜야 할 금도라는 게 있다. 더군다나 나라를 지키는 데 여야 구분이 없듯이 국가 재난 대처에도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금도를 벗어난 일탈 정치, 국가적 재난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치를 위한 정치를 멈추기 바란다. 불은 꺼졌지만 수천 명의 이재민이 삶터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고 복구해야할 마을과 국토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하루빨리 여야를 떠나 민생을 위한 정치에 복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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