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삼국지] 상산 조자룡 3
[다시 읽는 삼국지] 상산 조자룡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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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윤 소설가

속임수로 기주성을 빼앗은 원소가 조정의 권력을 장악하자 목숨의 위태로움을 느낀 한복은 식솔을 버려둔 채 진류 태수 장막에게 달아나 의탁했다. 공손찬은 약속대로 땅을 받으러 간 동생이 원소에게 죽음을 당하자 대노해 군사를 동원했다. 반하에서 서로 대진한 공손찬은 원소의 장수 문추에게 밀려 진으로 도망쳐 들어왔다.

문추를 막으려던 공손찬의 장수 하나가 창에 찔려 말에서 떨어져 죽으니 다른 장수들은 달아나기 시작했다. 공손찬은 후진을 열고 산길을 향해 달아나니 문추는 말을 달려가며 빨리 항복하라며 그를 꾸짖었다. 쫓기는 공손찬은 화살이 다하고 투구마저 땅에 떨어졌다. 머리털은 흐트러져 산발이 된 채 산비탈로 말을 달렸다. 그러나 말도 기운이 떨어졌다. 발이 미끄러지면서 산비탈에 쓰러져 버렸다. 공손찬은 몸이 뒤집히면서 벼랑 아래로 굴렀다. 공손찬이 낙마되는 것을 보자 문추는 급히 창을 꼬나들고 말을 달려 공손찬을 찌르려 했다. 아깝게 공손찬의 목숨은 경각에 달려 있었다.

순간 언덕 좌편에서 소년 장군 한 사람이 큰소리로 외치면서 창을 잡고 말을 달려 문추를 향해 달려들었다.

“문추는 함부로 창을 쓰지 마라!”

공손찬이 벼랑에서 정신을 차려 바라보니 문추를 공격해 나온 소년 장군은 신장이 8척에 눈썹은 수려하고 눈은 어글어글한데 너부죽한 얼굴에 턱이 받쳐서 위풍이 늠름했다. 소년 장군은 효용이 무쌍했다. 범 같은 장수 문추와 싸운 지 60여 합에 승부가 나지 아니했다. 그때 공손찬의 구원병들이 함성을 지르며 쫓아 나오니 문추는 중과부적으로 말을 달려 달아났다. 공손찬은 비로소 생기를 되찾았다. 벼랑으로 내려온 소년 장군한테 인사를 청했다.

“나는 공손찬이라 하거니와 소년 장군은 성함이 누구시오.”

소년 장군은 공손찬에게 공손히 허리를 굽혀 예를 하며 대답했다.

“저는 상산 땅에 사는 조자룡이올시다. 관명은 운이라 합니다. 본시 원소의 관할 아래 있었습니다마는 그의 충군구민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보니 그를 버리고 장군한테로 온 것인데 이곳에서 뵙게 되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상산 조자룡! 참으로 고맙소이다. 오늘 나는 장군이 아니었던들 무식한 문추 놈에게 죽을 뻔했소이다.”

공손찬은 조운의 손을 굳게 잡고 본진으로 돌아와 군사들을 정돈시켰다.

이튿날 공손찬은 군사와 말을 좌우 양대로 편성하더니 형세는 새가 날개를 편 듯했다. 이 중에 말 5천필은 모두 다 백마였다. 공손찬은 전에 오랑캐와 전쟁할 때 백마만 뽑아 선봉대를 편성시켜서 적을 대파하니 오랑캐들은 백마만 보면 달아나 버렸고 이때부터 공손찬을 백마 장군이라 불렀다. 그런 까닭으로 공손찬의 진영에는 백마가 많았다.

한편 원소는 안량, 문추로 선봉장을 삼아 각각 궁노수 1천명씩을 주어 좌우 양군을 편성한 후에 좌편 군사는 공손찬의 우익을 쏘게 하고 우편 군사는 공손찬의 좌군을 쏘게 한 후에 따로 장수 국의로 8백 궁수와 보병 1만 5천으로 진을 치게 하고 원소는 마병과 보병 수만을 거느려 뒤에서 응접하고 있었다.

공손찬은 소년 장군 조운을 얻었으나 아직 그의 진심을 알 수 없었다. 따로 일군을 거느려 뒤에 있게 한 후에 대장 엄강으로 선봉을 삼고 자기는 스스로 중군이 되어 말을 다리 위에 세운 뒤에 옆에는 붉은 바탕에 금전으로 수를 놓은 수(帥)자 기를 말 앞에 세우고 있었다. 공손찬의 군사들은 진시로부터 사시가 되도록 북을 울려 싸움을 걸었으나 원소의 군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공손찬의 아장 엄강은 북을 울리며 원소의 진을 향해 돌격해 들어갔다.

원소의 진영에서는 아장 국의는 전패 아래서 궁수를 매복시키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엄강의 군사들이 전패 50보 앞으로 몰려들었을 때 별안간 일성 포향이 천지를 진동하며 국의의 8백 궁노수들이 일제히 화살과 쇠뇌를 쏘아 붙였다.

엄강이 급히 말머리를 돌려 피해 달아나려 할 때 국의는 말을 달려 엄강을 창으로 찔러 말 아래로 떨어뜨리니 공손찬의 군사는 아우성을 치면서 뭉그러지기 시작했다. 공손찬의 좌우 군사가 급히 구원을 하려 했으나 안량, 문추의 궁노수들이 쉴 새 없이 화살과 쇠뇌를 쏘아 붙이니 죽고 상하는 자가 부지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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