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출처: VOA 캡처) 2019.4.9
해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출처: VOA 캡처) 2019.4.9

한미회담 앞두고 북·미 분위기

美전문가 “비핵화 조치가 우선”
태영호 “北, 제재 장기화 대비”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 없이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을 포함해 대북 제재 해제를 검토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이번 한미회담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오는 11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 제재 해제 검토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교섭본부장 등이 말한 “제재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클링너 선인연구원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정부가 강력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며, 과거 햇볕정책 등 대화 노력에도 북한이 핵무기를 만든 사례를 지적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협정이나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오직 제재 해제만 요구했다며 북한의 대화 목적은 정권의 돈벌이 수단의 회복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도 북한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 핵미사일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천지일보DB 2019.4.9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천지일보DB 2019.4.9

북한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대북제재 버티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9일 태영호 전 북한 영국주재 공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한미정상회담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지만 남북한 사이에 특사방문 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지금까지 ‘선 남북대화 후 한미대화 구도’를 유지해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과거 행보와 다르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기초를 둔 한국의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합의)’과 ‘포괄적 합의와 즉시 이행’에 기초를 둔 미국의 ‘빅딜(전면적 합의)’ 사이에는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이 ‘굿 이너프 딜’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미국이 비핵화 ‘단계적 해법’을 원치 않고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올해 북미 또는 남북 사이의 교착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단계적 합의, 단계적 이행방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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