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포동 서면 중앙시장 앞 주자장에 주차된 차들이 전부 인도 절반을 차지한 상태, 인도 곳곳이 기름때로 얼룩져 있다. ⓒ천지일보 2019.4.9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포동 서면 중앙시장 앞 주자장에 주차된 차들이 전부 인도 절반을 차지한 상태, 인도 곳곳이 기름때로 얼룩져 있다. ⓒ천지일보 2019.4.9

부산진구청 “보행자 불편치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

“구청, 환경오염 심각성 관심 가져야”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시민주권 사람 중심 부산진구’ 취임식 대신 ‘시민주권 선언식’을 통해 주민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을 펼치겠다 약속한 서은숙 구청장의 구정 비전이다.

구청장이 해야 할 소통은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 의견 청취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최고의 소통일 것이다.

지난 4일 오거돈 부산시장은 도시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부산대개조 정책투어’ 두 번째로 부산진구를 방문, 시민토론회 등 대개조 미래비전 공유의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부산대개조 비전선포식’과 관련해 경부선 지하화와 서면쇼핑문화특구지정 추진 등 부산진구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젊음·관광·쇼핑문화 중심지를 만들기로 추진할 것을 선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앞서 서은숙 구청장도 지난달 19일 서면 일대를 쇼핑문화특구로 지정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향후 6개월간 내부검토와 타당성조사 등 준비를 거쳐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서 구청장의 서면 일대 쇼핑문화특구 지정과 오 시장의 ‘부산대개조’ 행보에 역행하는 곳이 있으니 전포카페거리와 젊음의거리 인근에 있는 ‘서면 중앙시장’이다.

서면중앙시장은 1970년대 부산 지역의 공업 중심지 중 하나였다. 이런 이유로 기계부품, 중고부품 등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기며 1981년에 서면중앙시장으로 개장했다.

이처럼 40년이 된 상가다 보니 각종 자동차 부품이 좁은 가게 안은 물론 바깥 곳곳에 쌓이게 됐고 자연적으로 자기 자리처럼 인도 곳곳을 차지하게 됐다. 그렇다 보니 부품상가 인근에 있는 다른 상인들 역시 자신들의 가게 앞에 쌓은 부품들로 인해 말 그대로 일대 거리는 아수라장이 된 지 오래다.

이렇게 변한 데는 책임이 전적으로 부산진구청에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가깝게는 5년, 멀게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근 주민들은 기름 냄새, 그로 인한 주거환경 불량, 도로정비 등 민원을 제기했지만 부산진구청은 ‘눈 하나 깜짝 않고 콧방귀를 뀌었다’는 게 민원인들의 표현 방식이다.

이 일대에 접어들면 기름 냄새, 악취 등으로 자연스럽게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하수구에서는 악취는 이미 도를 넘은 수준이다(본보 3월 18일, 27일, 4월 2일 보도)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인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들. ⓒ천지일보 2019.4.9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인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들. ⓒ천지일보 2019.4.9

특히 사람이 다녀야 할 인도는 상가에 주차된 차량이 인도 절반을 물고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노약자, 인근 초등학생들에게는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

상가 주차관리 관계자는 “인도에 차량 절반이 걸쳐있는 것이 불법인 줄은 알고 있다. 하지만 상가 앞에 주차를 하고 물건을 올리고 내리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가 입구 바닥에는 이중주차선이 그어져 있었으며 뒷선으로 주차된 차들은 전부 인도 절반을 차지한 상태였다.

상가 한 관계자는 “진입로 쪽에는 점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차선도 구청에서 선을 그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부산진구청 주차관리과 직원은 그어준 적이 없다고 발끈했다.

부산진구청 주차관리과 관계자는 “상가 쪽에서 잘못 알고 있다. 점용허가를 내고 사용료를 주고 있다고 말한 곳은 상가 타워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한 입구 부분만 점용허가를 준 것”이라면서 “상가 측이 사용 편의를 위해 임의로 이중선을 긋고 차 뒷부분이 인도 위로 물린 것은 위법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단속이 없었다. 이제부터라도 주차위법에 대해 고지를 하고 일주일정도 계도기간을 거쳐 보행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인근 한 주민은 “여태까지 단속 온 구청 직원에게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단속은 없었다”며 “초기에만 반짝 단속에 그치지 말고 제대로 지켜지는지 지속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는 현대식 시설을 갖춘 대형 백화점과 대규모 유통업과 각종상가, 금융, 위생,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는 부산의 중심부에 위치한 명실상부한 요충지다.

사통팔달의 교통과 함께 부산의 핫 플레이스 전포카페거리와 젊음의거리, 미용의료관광의 중심인 서면메디컬스트리트, 부산 최대의 지하상가와 백화점, 10만㎡가 넘는 전통시장 등 풍부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유동인구 100만명에 이르는 부산의 중심지다.

최근 시민단체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민감한 반면, 이런 환경오염에 대한 무관심으로 정책 등에 반영되지 않거나 결국 묵살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부산진구는 24년 동안 일당독점으로 ‘오기행정, 불통행정’이라는 오명을 간직한 채 구민의 불신은 하늘을 치솟았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불통행정이 소통행정으로 바뀌길 원하는 구민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변화와 혁신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입구 바닥에 이중 주차선이 그어져 있었으며 뒷선으로 주차된 차들. ⓒ천지일보 2019.4.9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입구 바닥에 이중 주차선이 그어져 있었으며 뒷선으로 주차된 차들. ⓒ천지일보 20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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