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줄어 공연장‧나이트클럽으로… 차라리 헐어야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유럽의 성당과 교회가 변해가고 있다. 성당과 교회는 종교 의식이 행해지는 곳이며 기독교에서 신성시 여기는 곳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다른 용도로 팔려 식당, 연주회장, 창고, 아파트 심지어 술집으로 변모하는 성당과 교회들이 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신자 수 감소다.

유럽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 그로 인해 교회가 문을 닫게 되는 것. 영국 성공회는 전체 교회의 약 10%에 해당하는 1600여 곳의 교회가 남아돈다고 발표했다.

성당 미사 참석률 또한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프랑스에서는 주일 미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 수가 5%도 안 된다. 체코공화국의 경우는 3%에 불과하다.

1980년부터 2009까지 30여 년 동안 9000개 가까운 교회가 문을 닫았다. 매주 평균4개 정도의 교회가 문을 닫아 매년 220여 개의 영국 교회들이 폐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아도는 교회와 성당을 처리하는 방법은 국가별로 다르다. 프랑스와 독일 등 대표적인 나라들의 경우 건축학적 가치가 높은 성당과 교회는 법으로 보호한다.

그러나 점차 많은 교구에서 신도 수가 감소하면서 사용되지 않는 예배당의 값비싼 유지비를 계속 지출할지 아니면 헐어버리거나 용도변경을 해야 할지 선택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한때 성 바오로 교회였던 영국 브리스틀의 한 건물에는 예비 어릿광대들을 교육하는 서커스 학교가 들어섰다. 팝가수 마돈나가 공연했던 장소이기도 하고 현재는 나이트클럽으로 변한 암스테르담의 파라디소는 원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예배당이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는 한때 방치됐던 성모 마리아 성당이 대규모 개축 공사 뒤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부활했다. 한편, 교회나 성당을 개조해 서점이나 호텔,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기독교인이 70% 가까이 되는 호주에서도 교회가 상인들에게 팔린 다음 음식점이나 술집으로 바뀐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작년에는 교회건물의 용도를 도박장으로 변경한 것이 큰 파장이 됐다.

일부에서는 “불경스러운 용도로 쓰이도록 교회 건물을 방치하기보다는 차라리 헐어버리는 것이 낫다”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교회와 성당가운데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건물들은 문화적 용도로 보존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어떤 형태로 보존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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