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관리, 학생지도 허점 드러내

(광주=연합뉴스) 니스를 상습적으로 흡입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교내에서 니스를 흡입하고 환각상태에서 수업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유해물질 관리와 생활지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 모 중학교 1학년 김모(13)군 등이 처음 니스를 흡입한 것은 지난 8월.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학생들은 호기심에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몇 달 새 같은 반에만 여학생 2명을 포함해 20명의 학생이 니스를 흡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어린 학생들은 낯선 환각의 체험에 쉽게 빠져들었고 쉬는 시간 교내 화장실 등에 삼삼오오 몰려가 니스를 흡입할 만큼 횟수도 늘었다.

김군 등은 "미술 시간에 쓴다"며 몇 백원을 내고 문구점에서 손쉽게 니스를 구해다 흡입했고, 심지어 곧바로 환각상태에서 수업을 듣기도 했지만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니스의 환각효과는 본드 등에 비해 약하지만, 가볍게 여길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경남 김해에서는 지난 7월 5일 밤 고교 1학년 학생이 니스를 흡입하다가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으며 지난 5월 12일에는 경남 마산에서 초등학생이 니스가 들어 있는 비닐봉지를 얼굴에 쓰고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어린 학생들이 환각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학교 측은 니스를 흡입하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다 사태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 교사는 지난달 4일 화장실에서 니스를 흡입하는 학생 6명을 적발해 관할 자치단체 보건소 에서 상담 및 재발방지 교육 등을 받도록 했지만, 이후에도 다른 학생들의 흡입은 계속됐다.

학생들은 지난달 24일 한 상가 계단에서 여학생 등 2명이 니스를 흡입한 것을 본 주민에게 적발돼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은 이 학교 다른 반뿐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니스를 흡입하는 학생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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