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 기단부 균열 보수하려면 전면 해체밖에 없어"

(서울=연합뉴스) 국보 21호인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의 기단석에서 균열이 발생함에 따라 40여년 만에 전면 해체보수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균열 원인이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석탑이 조성된 후 1천200여 년이 지나면서 석재의 재질이 약화하고 1층 탑신에 의한 하중과 함께 그동안 환경변화에 따른 석재의 신축팽창이 반복적으로 진행되어 이에 따라 노후화하고 풍화한 부재가 균열된 것으로 보인다"고 3일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다음 주중 관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현지조사를 실시해 균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구소는 물론이고 다른 고건축 전문가들 역시 무엇보다 길이 1.32m, 최대폭 5mm 규모인 균열이 발생한 부위가 석탑 상부가 아니라, 탑 전체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는 기단석 중 상층기단 갑석(甲石) 부위라는 점에서 전면 해체하는 방법 외에 뾰족한 수리 방법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원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한 고건축 전문가는 "목탑이라면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석탑 보수에서는 기단부에서 발생한 균열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전면 해체보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가탑은 1966년 도굴 피해에 따른 해체 보수 이래 40여년 만에 다시금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석가탑은 기단석 석재 사이가 벌어지고 그 안을 채운 흙과 돌(積心)이 빗물 등에 씻겨나가 텅 비는 현상 등이 발견돼 해체 보수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끊이지 않았다.

또 다른 고건축학자는 "고대 석탑에 자꾸만 손을 대는 것이 좋은 일만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석가탑 또한 이런 공방 때문에 좀 더 일찍 손을 쓰지 못하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공방 과정에서 그 반대편 쌍둥이 탑인 다보탑이 부분 해체 과정을 거쳐 지난해 수리 보수가 끝난 데 비해 석가탑은 훼손 진행 정도를 보아 추후 보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 아래 그동안 이를 위한 모니터링 작업이 진행됐다.

석가탑은 신라 경덕왕 때 김대성이 불국사와 함께 완공한 이래 단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은 순수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알려졌지만, 1966년 전면 해체 수리 보수 당시 사리공(사리를 안치한 공간)에서 수습한 묵서지편(墨書紙片. 종이뭉치)에서 고려 초기 현종 시대에 전면 해체 보수를 했다는 기록이 발견됨으로써 기존 견해가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