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강원=김성규 기자] 4일 오후 7시 17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강원=김성규 기자] 4일 오후 7시 17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독자제공)

소방당국, 대응 3단계 발령 밤샘진화 체제
“주민안전 최우선” 사망 2명 3100여명 대피

[천지일보 강원=김성규 기자] 강원도 고성 산불이 속초까지 위협하며 소방청이 화재대응 최고수준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한 가운데 청와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시켰다.

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 부근 변압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불은 산으로 옮겨 붙었고 거센 바람을 타고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정부는 5일 0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정부 세종 2청사에 설치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고성 산불로 250㏊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것으로 추산된다. 주민 3100여명이 인근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앞서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후부터 전직원 대기 중이던 국가위기관리센터는 현재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주관 하에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국회에서 위기관리센터로 이동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산불 현장에 소방차 66대, 소방인력 1000여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추가적인 소방인력을 전국 단위에서 투입 중이다.

시간을 갈수록 인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고성 산불 지역의 한 도로에서 6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한 데 이어 70대 여성도 숨져 사망자가 2명으로 늘었다.

[천지일보 강원=김성규 기자] 4일 오후 7시 17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강원=김성규 기자] 4일 오후 7시 17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독자제공)

화재 현장 인근은 연기가 심해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이고, 장사동 고개는 통행이 통제됐다.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는 불길로 말미암아 미시령 관통터널을 지나 속초 방향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비롯해 현장 주변 도로는 대부분 통제 상태다. 건물이나 민가 곳곳이 타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성 산불과 관련 “산불 조기진화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라”고 긴급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진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도 당부했다. 또한 “각 지자체가 중심이 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지역은 주민 대피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인근 항구에 정박 중인 선박도 유사시에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 지역 학교 휴교령 등 아이들의 보호방안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속초=김성규 기자] 강원 고성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로 번지면서 곳곳에서 피해 신고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주민들이 속초 교동 속초시생활체육관에 대피해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속초=김성규 기자] 강원 고성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로 번지면서 곳곳에서 피해 신고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주민들이 속초 교동 속초시생활체육관에 대피해 있다. (독자제공)

하지만 산불 현장에 강풍이 몰아치며 상황이 좋지 않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대순간풍속이 미시령 초속 29.2m, 설악산 초속 23.8m로 태풍급 강풍이 불었다. 소방당국은 습도 22%의 건조한 날씨 속 초속 7.3m의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성과 속초에 이어 4일 오후 11시46분쯤 강원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인근 야산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당국은 현장으로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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