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40여일 단식으로 설정 총무원장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천지일보 2019.4.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40여일 단식으로 설정 총무원장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천지일보 2019.4.4

보도되지 않는 행태에 일침 가해
“불교계 기관지들 자정능력 상실
권승 비위 맞추는 행태 단절돼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조스님(89)이 두 번째 단식에 돌입한 지 오늘(4일)로써 50일째를 맞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동 정정법회에서 만난 스님의 모습은 단식으로 인해 두 눈은 푹 꺼져있었으며, 드문드문 자란 하얀 머리털과 정리되지 않은 하얀 수염은 그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반쯤 감진 눈꺼풀을 겨우 뜨며 기자를 향해 걸어온 스님은 지난달 말보다 더욱 더 앙상한 몸을 하고 있었다. 어눌한 말투로 입을 뗀 스님은 어지러움은 물론이고 말하는 것조차 숨이 차서 힘이 든다고 말했다.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스님의 체중은 지난달 3월 31일 기준으로 62.2kg다. 지난 2월 14일 두 번째 단식을 시작할 때 비해 10kg가 넘게 빠진 셈이다.

지난해 6월 20일 단식 때와 마찬가지로 노승이 바라는 건 여전히 ‘대한불교조계종의 정화’다. 그는 조계종 적폐가 자승 전 총무원장과 그의 일당이라고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혀야만 단식을 멈출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단식한 지 50일이 됐는데도 여전히 스님의 단식은 보도되지 않고 있으며, 조계종단 또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설조스님은 종단뿐 아니라 종단 기관지가 자정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조계종 기관지나 라디오 방송 등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잘못을 경책하는 언론의 기능을 잃어 종권 담당자의 대변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님은 “이웃 교단인 기독교 방송은 교단의 문제를 신학자나 중진 목사들의 입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를 보면 기독교에 문제가 있더라도 언로(言路)가 살아있기 때문에 개선될 가망성이 있다고 본다”며 반면 불교는 그렇지 못한다고 개탄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40여일 단식으로 설정 총무원장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천지일보 2019.4.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40여일 단식으로 설정 총무원장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천지일보 2019.4.4

“그동안 종단이 언론기관을 사유화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말한 스님은 “이 같은 생각은 천박하고 무지해서 나온 일이지 지성 있는 종교집단은 고사하고 문화집단의 행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언론부터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종권 담당자들의 비위를 맞추는 행위가 단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설조스님은 “내 요구가 이뤄질까라는 가능성 여부를 계산하고 단식을 시작한 게 아니다. 지적해야 할 부분을 넘어가선 안 되기 때문에 이 단식을 멈출 수 없다”며 단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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