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포항 지진 후속 대책과 개혁입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당·정·청 협의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당·정·청 협의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수현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9.4.2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포항 지진 후속 대책과 개혁입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당·정·청 협의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당·정·청 협의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수현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9.4.2 

‘영남 불안감’ 남긴 무승부

얻은 것보다 잃은 것 많아

黃 “독선 방관 않겠다는 것”

청문보고서 등 대치 격화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4.3보궐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가면서 정부여당의 국정 주도권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2곳의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됐던 이번 보선에서 표면적으로 여야는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창원·성산에선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 후보가 승리했고, 통영·고성에선 한국당 후보가 의석을 차지했다.

이번 선거 승리로 교섭단체 구성의 길을 다시 연 정의당과, 1승 1패로 ‘평타’를 친 자유한국당과 달리 정부여당은 사실상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큰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PK(부산·경남) 민심의 ‘리트머스’ 시험지였던 보궐선거에서 PK 민심이 여당에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통영·고성에선 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한국당 정점식 후보에게 20% 포인트 이상의 득표 차이로 지면서 영남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민주당은 통영·고성에서 지난 19대 총선의 2배 가까운 득표를 얻은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통영군수와 고성군수 선거에서 이겼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그만큼 이곳 민심이 문재인 정부에서 돌아서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 뼈아픈 지점이다.

경남 창원·성산에서도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 후보였던 여영국 후보가 승리하긴 했지만, 상대인 한국당 강기윤 후보에게 불과 500여표 차이에 불과한 진땀승이었다. 자칫 보선 2곳을 모두 한국당에 내줄 뻔한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기초의원 3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전부 패배한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 전패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나, 영남의 민심이 민주당에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내년 총선에서 PK 민심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난제를 남기게 됐다.

향후 국정 운영에서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당은 이번 보선에서 나타난 PK 민심 이반을 고리로 대여투쟁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의 성지라고 하는 창원성산에서 사상 유례 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서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결국 무엇이겠나. 더 이상 이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잘못된 정책을 당장 수정하라는 국민의 명령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여당과 야당은 인사청문, 선거제 개혁 등의 현안을 두고 대치를 벌이고 있다. 특히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둘러싼 대치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김연철 통일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가운데 한국당은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 사퇴는 물론 인사검증라인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야당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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