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말레이시아 전 총리(출처: 뉴시스)
나집 말레이시아 전 총리(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나라돈 수조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에 대한 첫 공판이 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서 나집 전 총리의 비자금 의혹 관련 첫 공판이 열렸다. 나집 전 총리는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45억달러(약 5조 1000억원) 상당의 공적 자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집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금 세탁, 비자금조성 등 모두 42가지이며, 이번 첫 공판에서는 ‘1MDB’의 지주회사격인 ‘SRC인터내셔널’과 관련된 7건의 혐의만 다룰 예정이다. 나집 전 총리는 현재까지도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의혹은 2015년 1MDB의 부채 규모가 13조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표면화했고, 나집 전 총리와 전 여당 연합 국민전선(BN)은 작년 5월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날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는 무죄를 주장하는 지지자들이 모여 나집을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나집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은 상당 기간 길어질 전망이다. BBC는 일단 7개 주요 혐의에 대한 공판이 지속될 것이며, 밖에서는 나집을 지지하는 우호세력 등이 무죄를 주장하며 활동할 것으로 보여 혐의 공방에 대한 잡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나집 전 총리는 취임 첫해인 2009년 세운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천문학적인 국비를 비자금으로 빼돌렸다는 내용의 ‘말레이시아 부패 스캔들’은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를 들썩였다.

나집의 부패스캔들은 동남아시아의 부패 이슈를 집중적으로 취재한 BBC 출신 클레어 루캐슬 브라운이 2015년 처음 보도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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