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3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항쟁 희생자 추모 영산재’를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4.3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3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항쟁 희생자 추모 영산재’를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4.3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제주 4.3 희생자 추모 영산재 봉행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아름답고 서러운 4월의 봄, 제주 4.3 영령들이여 평화와 상생의 꽃으로 다시 활짝 피어나 온대지를 환하게 밝혀주소서.”

제주 4.3 71주년을 맞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구슬픈 범패소리가 울려퍼지자 2명의 스님은 4.3 희생 영령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바라춤을 선보였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의 주최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사노위)는 제주 4.3 71주년을 맞아 4.3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영산재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덕조 스님과 사회국장 해청 스님, 사노위 위원장 혜찬 스님을 비롯한 20여명의 의원 스님들이 참석했다.

제주 4.3은 1947년 3월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계기로 1948년 4월3일 무장봉기가 발생해 1954년 9월21일까지 진압과정에서 제주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군경의 무차별적인 진압으로 적게는 1만 4000여명 많게는 3만여명의 제주도민 등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경은 한라산으로 올라간 무장대 토벌을 위해 중산간 마을 사람들을 해안가로 강제 이주시키고 산간 마을을 대상으로 초토화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이주 명령을 접하지 못한 중간산 마을 사람들 상당수가 죽임을 당했고, 여성은 물론 어린아이와 노인의 희생도 발생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4.3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이 올해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를 위해선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는 4.3사건 진상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인 혜찬스님이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주4.3항쟁 희생자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3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인 혜찬스님이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주4.3항쟁 희생자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3

조계종 사회부장 덕조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그간 수많은 영령들의 억울함과 비통함은 거짓된 침묵 속에 묻혔고, 살아남은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어둠속에 숨어야만 했다”며 “4.3의 역사는 비단 제주만이 지어야 할 짐이 아니다. 이제 조금 더 나아가서 제주 4.3의진상과 책임규명을 더 명확히 하고 특별법 개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희생자 가족들과 피해자들의 아픔이 차유되고 행복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백경진 제주4.3 범국민위원회 상임이사는 “불교종단에서 4.3 영령들에 대한 원혼을 위로하는 영산재를 준비해주심에 감사드린다”며 “4.3의 진상규명이 명확히 돼야 화해와 상생이 이뤄질 수 있다. 이번 영산재를 통해 4.3역사의 의미가 후손들에게 전달되고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조계종은 지난달 30일 제23교구본사 관음사(주지 허운 스님)에서 ‘제주 4.3 사건 추모 위령재’를 봉행한 바 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사회부장 덕조 스님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아픔과 상처의 역사를 평화와 인권 상생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희생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돼야 한다”며 “4.3희생자 가족과 제주도민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불교계에서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제주4.3 71주년인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370+1 봄이왐수다’에서 스님들이 헌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3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제주4.3 71주년인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370+1 봄이왐수다’에서 스님들이 헌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3

이날 불교를 시작으로 광화문광장에서는 5대 종단 릴레이 추모의례가 이어진다. 천주교는 이날 오후 7시에 추모미사를 봉헌하며 원불교는 오는 4~7일 오전 10시 30분에 위령제를 진행한다. 천도교는 오는 4일 오전 11시 30분에 위령식을, 개신교도 같은 날 오후 2시에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청산과 치유를 위한 기도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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