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지족해협에 설치한 죽방렴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4.3
경남 남해군 지족해협에 설치한 죽방렴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4.3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지형과 조류(潮流)의 흐름, 물고기의 습성 등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어구(漁具)를 설치해 어류 등을 잡는 어업행위인 ‘전통어로방식-어살(漁箭)’이 국가무형문화재(제138-1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신규종목으로 지정된 ‘전통어로방식-어살(漁箭)’은 어촌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어업문화로서, 대나무 발 등을 치거나 돌을 쌓아서 밀물 때 연안으로 몰려들었다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는 물고기를 잡는 어구(漁具) 또는 어법(漁法)을 말한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이 발간됐던 조선 초기 까지는 주로 ‘어량(魚梁)’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으나, 이후 ‘어살(漁箭)’이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어살(漁箭)’은 ‘삼국사기’ ‘고려사’ 등의 고려 시대 문헌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됐다.

16~17세기 이후 해안지방의 지형, 수심 등의 자연조건과 조선후기 상업의 발달에 따른 해산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어살’의 변형이 이루어져 서해안에서는 주벅(柱木網, 주목망), 남해안에서는 방렴(防簾), 장살(杖矢) 등이 나타나게 됐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게 전승된 전통어로방식 중 ‘어살’은 어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이후)의 ‘김홍도필 풍속도 화첩(보물 제527호)’에 실린 ‘고기잡이’에 나타나 있듯이, ‘어살’은 조선 시대까지 연안어업을 대표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연근해 어선어업이 발달하면서, ‘어살’을 포함한 전통어로방식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대표적인 ‘어살’의 사례로는 남해군 지족해협과 사천시 마도·저도 등에 설치된 죽방렴을 이용한 멸치잡이가 있다.

‘전통어로방식-어살(漁箭)’은 자연과 생태환경에 대한 이해, 물고기의 습성, 계절과 물때를 살펴 물고기를 잡는 어민들의 경험적 지식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는 점, 어촌문화와 어민들의 어업사, 민중생활사를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어살’이 지금도 다양한 형태의 ‘그물살’로 진화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지정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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