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중적인 태도… 李 대통령 “대화・신뢰 강화해야”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한국과 중국의 양국 간 외교 관계가 북한의 지속되는 군사적 도발과 위협으로 인해 묘한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북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공개와 연평도 도발 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이목이 쏠렸다.

이날 우 위원장은 “중국과 북한은 산천을 맞댄 이웃국가로서 두 나라의 전통적 우의는 국제적 풍운 속에서 오랫동안 유지돼왔다”며 “양국 관계를 부단히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변치 않는 전략적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회담이 친밀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으며 양국 관계와 공통관심사를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와 연평도 포격 사태 논의 여부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된 부분이 없었다.

이와 달리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포럼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남북 간의 교전 사건’으로 규정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양 외교부장은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일관되게 사실 자체의 시비곡직만으로 스스로 입장을 결정하며 (남·북한) 어느 한 쪽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당사국이 냉정함을 유지하며 자제해 절대로 불에 기름을 붓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고조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중국의 대화노력이 불공정하게 비난받고 있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외교안보자문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한・중 간에 대화와 신뢰를 강화해나가야 한다”면서 “우리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미국과 중국, 우리와 북한 사이를 이분법적으로 갈라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했다.

이와 관련 2일 자유선진당 주최로 열린 긴급안보좌담회에 참석한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중국도 개혁・개방을 통해 의견들이 다원화됐다”며 “이제 우리도 중국에 대한 시각과 태도를 좀 더 협력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반면 이날 좌담회에서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천안함・연평도 사태처럼 정의나 국제법적 인권, 평화적 측면에서 중국이 대북(對北) 역할을 못했을 때, 바로바로 따끔하게 지적해야 중국이 남한을 두려워하고 급변사태 때 오히려 중국이 남한을 존중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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