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의 끝은 어딜까. 영화 베테랑에 등장했던 재벌 3세들의 환각파티와 문란한 삶이 사실이었다고 입증이라도 하듯 재벌가 손자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단순히 강남 클럽 폭행사건인 줄 알았던 버닝썬 사태는 각종 성범죄와 마약, 연예인과 경찰 유착, 탈세 등으로 번지며 그야말로 게이트급이 됐다. 논란이 큰 만큼 경찰은 “명운을 걸겠다”며 수사의지를 다졌고 150여명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했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버닝썬 게이트에서 현재까지 제기된 경찰 유착 의혹은 모두 5건이다. 김상교씨 사례를 포함해 미성년자 출입 무마, 승리 등이 투자한 음식점 ‘몽키뮤지엄’의 변칙영업 신고 무마 청탁 등이다. 이로 인해 전직 경찰관 1명이 구속되고, 현직 경찰관 5명이 입건됐지만 이후 수사는 답보상태다. 소리만 요란했지 유착의 구체적인 실상을 속 시원히 밝혀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번 버닝썬 사태와 얼마 전 국민적 공분을 산 의정부 학교폭력 사건은 유사점이 있다. 의정부사건 피해자 부모는 자식이 폭행피해를 당한 이후 검찰조사와 재판을 받으며 부당한 권력을 느꼈다고 했다. 경찰 윗선 친인척을 둔 가해자는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고, 피해자는 치료비 한 푼 못 받고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두 사건은 권력에 찌든 대한민국 경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힘없는 국민일수록 경찰이 권력 편이라는 사실에 공감한다. 민중의 지팡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권력과 돈’의 지팡이로 전락한 경찰로 인해 우는 피해자는 한 둘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법치국가란 사람이나 폭력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 헌법원리인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나라임을 뜻한다.

그러나 실상은 여전히 법보다 권력과 돈이 가깝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적폐는 어쩌면 권력과 돈에 흔들리는 경찰인지도 모른다. 경찰은 이번 버닝썬 게이트를 경찰내부에 깊이 자리한 반법치주의를 뿌리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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