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南 신중론에 불만 표출… “미국과 보수세력에 굴복당한 것”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의 대외선전매체가 최근 한국 정부를 겨냥해 “남북관계에 신중론을 운운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지면에 게재한 ‘막중한 책무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민심의 지향과 대세의 흐름을 저해하는 온당치 못한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이 매체는 특히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남한 정부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서 나가기보다는 조금 더 신중한 태도를 가지고 추진할 생각이라고 했다”며 “‘이른바 정책조언자들도 남조선이 앞서가면 한미동맹과 북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으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떠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남조선 당국이 힘들게 마련한 남북관계 개선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대신 신중론을 운운하는 것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처사”라며 “이것은 남북 선언 이행에 대한 책임 회피이고 미국과 보수 세력의 압력에 굴복하는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남한 정부는 남북선언 이행에 책임있는 당사자로서 막중한 책무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과 보수세력의 눈치만 보면서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한다면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매체는 이날 ‘서푼짜리 힘자랑으로 얻을 것은 세인의 조소와 비난뿐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한미가 지난달 공중과 해상에서 벌인 훈련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매체는 특히 연합 전투탐색구조훈련인 ‘퍼시픽 선더(Pacific Thunder)’, 미 해안경비대 소속 버솔프 경비함(WMSL-750)의 연합 해상 검문검색훈련 참가, B-52 미 전략폭격기의 일본열도 동해안 비행 등을 언급하고 “최근 미국과 남조선 군부가 공중과 해상에서 연합훈련들을 강행하며 우리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모처럼 마련된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를 파괴하려는 위험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확약한 싱가포르 조미(북미) 공동성명과 북남(남북)선언들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