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대에 전대협이 게재한 대자보. (출처: 전대협 페이스북)
지난달 30일 서울대에 전대협이 게재한 대자보. (출처: 전대협 페이스북)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서울대, 연세대, 홍익대 등 전국 대학가와 대법원·국회의사당 등에도 정부정책을 비방하는 대자보가 나붙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1일 경찰청은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대학가 게시판 등에 부착된 정부 비방 대자보에 대한 신고가 여러 건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대자보는 가로 55㎝, 세로 80㎝ 크기 총 2장의 분량으로, 각각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과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는 제목이 달려 있다.

대자보에는 주로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이윤추구를 박살냈다’ ‘최저임금을 높여 고된 노동에 신음하는 청년들을 영원히 쉬게 해줬다’ 등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자신을 ‘전대협’이라고 밝힌 이 단체는 오는 6일 서울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987년 해체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와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관련이 없는 단체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대자보는 서강대, 홍익대, 연세대, 숭실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과 부산, 인천, 강원, 전남 지역의 대학가에서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역 경찰서를 중심으로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목격자를 확보하는 등 게시자를 특정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발생한 점을 감안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법리를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대협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을 벗어나 대법원과 국회의사당에도 우리의 대자보로 뒤덮였다”며 “청와대는 이미 끝났고, 삼권분립을 상징하는 대법원과 국회의사당도 곧 장악될 것이라는 우리의 결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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