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립박물관 ‘세 가지 시선, 러일전쟁’ 특별기획 전시전.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정일 시민기자] 인천시립박물관은 1일 ‘세 가지 시선, 러일전쟁’ 특별기획을 개최, 전시는 내년 1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일본의 ‘자랑스런 승리’, 러시아의 ‘위대한 패배’, 관심 밖이었던 대한제국 세 각도에서 보는 러일전쟁이 주제다. 대한제국의 운명을 가름했던 한국 근대사의 중요한 사건 ‘러일전쟁’을 새롭게 재조명한다. 한반도와 만주에서 벌어진 단순한 전쟁만이 아닌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각종 자료를 모아 전시한다.

러일전쟁은 1904년~1905년까지 한국과 만주의 지배권을 놓고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제국주의 전쟁으로, 제물포(현 인천) 해전을 통해 양국의 인식차가 확인되고 있다.

1904년 2월 9일 인천에서 벌어진 일본 함대와 러시아 전함과의 교전에서 러시아의 패배로 끝이 났다.

러시아는 패배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위대한 패배자’가 됐다. 제물포 해전에서 항복하지 않고 전함을 수장시킨 바리야크 함장 루드네프는 후대에 러시아의 자존심을 지킨 영웅으로 재조명돼 러시아 국민의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위대한 패배’는 러시아가 러일전쟁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다.

자칭 ‘자랑스러운 승리자’ 일본은 백인종에 대한 황인종의 승리를 부각시켜 20세기 한반도와 만주 지배권을 찬탈하면서 아시아의 패권을 완성시켰다. ‘자랑스런 승리’는 제물포에서의 첫승을 자축하는 일본인들의 시각이다.

대한제국 당시 러일전쟁의 최대 피해국이면서도 고종과 집권층은 마치 주변인과 같은 입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 있었다. 전쟁의 본질이 한국에 대한 지배권 쟁탈임을 알면서도 일본에 협조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본과 러시아는 ‘승리와 패배’를 아직도 기억하고 싶은 역사로 만들어가고 있다.

러일전쟁이 일어난 후 세계 취재진들이 한반도와 만주로 건너왔고 지식인 등 주요 언론인들이 기록을 남겼다. 그 시대 물건과 작품, 영상과 사진이 특별기획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전쟁의 안팎 그 어디에 속하지 않고 ‘타인의 전쟁’으로 보고 있는 방관자는 아닌지 전시전은 우리의 자세에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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