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식소유 변화. ⓒ천지일보 2019.3.3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식소유 변화. ⓒ천지일보 2019.3.31

삼바 고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

이달 중순부터 소환조사 전망

의혹 입증 시 이재용 소환도

고발 핵심, 회계처리방식 변경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의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다시 포토라인에 오를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과 15일에 걸쳐 검찰이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관계자 주거지, 한국거래소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치고 인적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달 중순부터는 관계자들의 소환조사가 있을 전망이다.

검찰은 고의 분식회계 의혹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과의 연관성을 두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수사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고의로 높여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적용했다는 협의가 입증될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불가피하다는 게 대부분 법조계의 관측이다.

분식회계란 회사 실적은 좋지 않지만 회사 장부를 조작해 좋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매출을 허위로 기록하거나 부채를 누락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앞서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더라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에피스(에피스)를 설립할 당시 해외 합작투자자와의 핵심 계약사항(콜옵션 약정)의 늦은 공시가 이뤄진 점, 상장을 앞두고 2015년 회계처리 방식을 급히 변경해 4조 5000억원에 이르는 회계상 이익을 얻게 한 점에 고의성이 있다는 판단에 삼성바이오와 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바이오는 내부보고서에서 2015년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부채를 1조 8000억원이라고 평가했다. 콜옵션은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로 기업가치가 올랐을 때 회계상 부채로 책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계약이 있다는 것을 외부에 숨기다가 상장을 앞두고 갑자기 회계처리 방식을 바꿨다는 게 고발 내용의 핵심이다.

반면 삼성바이오 측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맞게 회계처리 방식을 적법하게 바꾼 것이라고 반박했다. 2015년 에피스가 제품개발과 판로개척에 성과를 내자 기업가치가 전과는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콜옵션 부채 인식으로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였던 건 맞지만 회계기준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3대 회계법인의 자문을 구해 해법을 모색한 것을 두고 당국이 뒤늦게 잘못된 회계처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성장성이 있기에 상장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1심 법원은 삼성바이오가 증선위의 1·2차 제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제재 효력 정지를 명령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해 커진 그룹 지배력

이 부회장의 지분 구조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커졌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합병 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그룹 계열사의 지배력이 강화된 건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삼성 소유지분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이 부회장의 지분구조는 ▲삼성물산 17.1% ▲삼성 에스디에스 9.2% ▲삼성엔지니어링 1.5% ▲삼성전자 0.6% ▲삼성화재해상보험 0.09% ▲삼성생명보험 0.06%이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전엔 ▲제일모직 23.3% ▲삼성에스디에스 11.3% ▲삼성전자 0.5% ▲삼성화재해상보험 0.09% ▲삼성생명보험 0.06%였다.

통합 삼성물산으로 합병하면서 이 부회장이 기존 갖고 있던 제일모직 지분 23.3%는 통합으로 삼성물산 지분 17.1%가 된다. 삼성물산 지분이 없던 이 부회장은 입장에선 삼성물산 지분 17.1%를 손쉽게 얻게 된 것이다. 이는 그룹 지배력으로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 삼성생명 지분 19.3%를 갖고 있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3%, 삼성화재 지분 14%를 소유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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