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당국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주재 마드리드 북한대사관(사진)에 괴한이 침입해 휴대폰과 컴퓨터 등을 훔쳐 달아났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건은 당시 괴한들에게 결박당했던 여성이 스스로 결박을 풀고 도망쳐 나와 도움을 요청해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알려졌다. (출처: 마드리드=AP/뉴시스)
스페인 당국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주재 마드리드 북한대사관(사진)에 괴한이 침입해 휴대폰과 컴퓨터 등을 훔쳐 달아났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건은 당시 괴한들에게 결박당했던 여성이 스스로 결박을 풀고 도망쳐 나와 도움을 요청해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알려졌다. (출처: 마드리드=AP/뉴시스)

“엄중한 테러행위로 규정”

美는 “무관하다”며 선 그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31일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 주재 대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해 “수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공식 반응을 내놨다. 해당 사건에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첫 반응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중앙조선통신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이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이번 사건을 ‘엄중한 테러행위’라고 규정하고 이는 국가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대변인은 특히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과 반공화국 단체들이 관여돼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면서 “스페인의 수사 당국이 사건수사를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해 테러분자들과 그 배후 조종자들을 국제법에 부합되게 공정하게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페인 당국의 수사 결과를 인내성 있게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침묵을 지키던 북한 당국이 지난달 사건 발생 후 37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게 된 데에는 이번 사건에 미국이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이용해 북한 내부에서는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이 사안을 하나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7일 이번 사건을 일으킨 주동 세력으로 추정되는 ‘자유조선’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단 부정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자유조선 역시 FBI와 정보를 공유하기는 했으나 이번 사건에 “다른 정부는 개입되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