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A350 1호기. (출처: 연합뉴스)
아시아나 A350 1호기. (출처: 연합뉴스)

“박삼구 회장 퇴진으로는 불충분하다”

‘중장기 계획’ 승인되면 MOU 재체결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우량자산 매각과 시장차입 상환계획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아시아나 측이 마련할 자구계획에 이같은 방안이 담겨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항공운송에 필요하지 않은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등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노력이 핵심”이라며 “그래야 채권단도 아시아나에 신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 퇴진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장기적인 경영계획, 즉 아시아나를 앞으로 어떻게 바꿔나가겠다는 비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조원 넘는 자산담보부증권(ABS) 등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시장성 차입은 아시아나가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상환 재원이다. 즉 `어떻게 돈을 벌어 어떻게 갚아나가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장의 현금 마련과 앞으로의 현금 흐름을 요구하는 셈이다.

선결 과제인 우량자산 매각 대상으로는 금호리조트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개발·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 등의 지분과 골프장·아시아나타운 등 부동산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산은과 수출입은행, SC은행, 현대투자파트너스 등 채권단이 장·단기차입금 상환 확보를 위해 이들 자산에 약 1조 2천억원 규모로 설정한 담보권 중 일부를 풀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기 82대와 엔진 30대 등을 빌려 쓰는 운용리스료는 최소 3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비용 충당에는 해외 금융기관이 관계돼 있어서 충분한 현금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게 채권단 시각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아시아나가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계획을 물 밑에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의 자구계획이 채권단 승인을 받아야만 이번주 만료되는 MOU를 다시 맺고,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피할 수 있다.

현재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 4400억원이고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 3200억원이다. 차입금은 금융리스 부채(41%)와 ABS(36%)가 대부분이고, 금융기관 차입금은 1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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